▲ 안식일 상차림(shabbat table) 새하얀 식탁보 위에 가장 좋은 접시와 포도주, 잔, 꼬아만든 달콤한 두덩어리 안식일빵(cahllot)을 준비하고 해질 무렵 주부가 촛불을 축복하고 안식일에 들어간다. 온가족이 회당에 다녀와서 안식일 저녁 식사를 한다.
레위기 19장은 30여 가지의 「종교 및 도덕문제」를 하나의 법전으로 규정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는 법을 생활화함으로써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거룩함을 따르게 된다. 레위기 19, 3~4, 11~14절에 나오는 것은 「윤리, 도덕적인 열가지 말씀」으로 (십계명의 정신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 수록된 한 구절도 오늘 우리들의 삶에 예외가 될 수 없는 지극히 중요한 계명들이다. 『나 야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19, 12b). 이 성법대로 살기 위해서는 다음의 열가지 조항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하나 : 『각기 자기 부모를 경외해야 한다』(3절a), 둘 : 『나의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3절b). 셋 : 『우상에게 발길을 돌리지 말라』)4정a). 넷 : 『신상을 부어 만들지 못한다』(4절b). 다섯 : 『남의 것을 훔치지 말라』(11절). 여섯 : 『동족끼리 서로 속이지 말라』(11절). 일곱 : 『내 이름을 두고 맹세하지 말라』(12절). 여덟 : 『이웃을 억눌리지 말라』(13절). 아홉 : 『품삯을 다음날 아침까지 미루지 말라』(14절a). 열 : 『귀머거리에게 악담하지 말라. 그리고 소경 앞에 걸릴 것을 두지말라』(14절b).
안식일 하면 유다인, 유다인 하면 안식일 할 정도로 안식일은 유다인들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다. 안식일은 수천년 전부터 이스라엘 백성이 매주 지켜오는 특별한 절기이다. 예수님께서도 안식일에 회장에서 가르치셨고, 안식일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제시하셨다. 「안식일」하면 잊을 수 없는 것은 예루살렘에서 공부한 때다. 내가 머물던 수녀원 기숙사는 유대인들이 사는 구역 안에 들어 있었는데 기숙사 주위의 집들이 높아서 수녀원 안을 잘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토요일이면 나는 주일 준비로 빨래를 하고 대청소를 하는 것이 몸에 배어있었는데 기숙사 사감수녀님께서는 토요일은 유대인들에게는 안식일이니 우리가 빨래하는 것을 보면 그들에게는 스캔들이 되므로 주의하여 빨래를 널어둘 것을 신신당부를 하신 것이다. 그래서 빨래와 다림질할 때는 그들에게 드러나 보이지 않게 시집살이 같은 날들을 보낸 적이 있다.
『우상에게 발길을 돌리지 말라, 신상을 부어 만들지 못한다』. 이는 둘 다 우상에 관한 것인데 우상은 히브리어로 『엘릴림』이라 하낟. 이는 『없는 것』『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즉 허상인 것이다. 하느님은 『존재 자체이신 분, 스스로 존재하시는 분, 계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아무 것도 아닌 헛것에게 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세상은 초고속으로 변하고 있다. 전세계가 전산화되어 가고, 과학의 발달이 날로 눈부시는데 미신은 세계 어디서나, 인류문명이 생기기전이나 오늘이나 인간의 삶 안에서 자리하고 있으니 이것 또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학과 미신은 영원히 공존할 것인가? 미신타파는 세상 끝날 때까지 우리가 해야할 과제다.
19장, 11~14절에서는 함께 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여러 가지 떳떳하지 못한 인간관계를 금지하고 있으며 특별히 경제적으로나 권력을 가진자들, 그리고 신체적으로 강한자들이 헐벗고 버림받은 자, 의지할 곳 없는자들, 또 신체적으로 결함이 있는자들에게 행하는 폭행이나 월권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얼마 전 TV 뉴스 보도에서 우리 나라 인구의 1/3이 가까운 사람에게 사기를 당했거나 빚 보증을 서준 경험이 있다고 하였다. 이는 동족끼리 속이지 말라는(11절) 법을 어기는 것이다. 19장에서 권고하는 이웃과 외국인에 대한 대단히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사례들을 규정해 주는 이 모든 법규들은 모두 「이웃에 대한 사랑」에 그 본질을 두고 있다. 이웃을 내 몸처럼 보살필 때 우리는 시간을 초월한 율법의 숭고한 정신을 따라 사는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