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외신종합】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새 천년 첫 부활절 담화에서 전세계를 향해 평화와 인권을 수호하고 모든 형태의 인종 타별, 가난과 외국인에 대한 혐오를 버릴 것을 호소했다.
교황은 4월 23일 약 15만여명의 전세계 순례자들이 가득 메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부활미사를 집전하고 61개국어로 전세계 인류를 향해 평화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교황은 담화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2000년 전 죽음에서 부활해 악과 죄를 이겨냈다』며 과거와 달리 구체적인 한 국가를 지명하지 않은 채 전 인류를 언급, 『삼천년기의 인류 가족에게 정의롭고 영원한 평화를 선사해달라』고 기도했다.
교황의 이번 담화는 특히 새 천년들어 처음으로 발표한 부활 담화이고 최근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한 중동 성지 방문 후에 나오는 것이라 각별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담화에서 『모든 인류가 보다 정의로운 공존의 세상을 건설하도록 노력하자』고 촉구하고 『오늘날 세계에서 소수의 맹목적인 이기심이 고통으로 신음하는 수많은 이들을 압도함으로써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많은 비참한 상황을 야기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교황은 이어 낙태와 안락사에 대해 언급해 『정부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인간 생명의 양도할 수 없는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정의롭고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며 개인과 국가가 인간 존재의 본성에 뿌리내리고 있는 핵심적이고 참된 가치를 완전하게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 때에는 14세기 「아비뇽 유폐」이후 중단된 전통의식인 「천사의 그림」걸기 행사를 재개해 6,7세기에 천사가 예수의 모습을 그렸다고 전해지는 길이 2m, 폭 70㎝의 그림을 광장 제단에 걸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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