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착한 목자이다. 착한 목자는 자기 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요한 10,11).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이땅의 복음전파에 평생을 바친 사제의 삶은 그리스도의 향기로 가득하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신 길을 따라 올곧게 자신을 희생했기 때문이다.
평생을 목자로 헌신하다 어느덧 사제수품 60주, 50주년을 맞은 원로 사제들을 위한 축하행사가 서울대교구와 부산교구에서 조촐하게 마련됐다.
서울대교구는 4월 20일 오전 10시 성유축성미사 후 명동성당과 가톨릭회관에서 수품 60주, 50주를 맞은 7명의 원로 사제들의 축하행사를 갖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충실한 삶을 산 그들의 일생을 다함께 경축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여든일곱으로 올해 60주년(회경축)인 임세빈 신부를 비롯해 50주년(금경축)을 맞은 김윤상(78) 신부, 김정진(78) 신부, 최석우(78) 신부, 임응승(77) 신부, 장대익(77) 신부, 최익철(77) 신부.
김수환 추기경, 정진석 대주교, 교황대사 모란디니 대주교, 김옥균 주교, 강우일 주교와 교구 사제단 400여명을 비롯한 수도자, 평신도 등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펼쳐진 이날 축하행사는 고운 한복을 입은 화동들의 꽃다발 전달로 시작됐다. 특히 이날 축하행사는 원로 사제들의 넉넉함과 재치있는 유머로 시종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먼저 교구 평신도를 대표해 축사를 한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여규태 회장은 『오늘 사제수품 60주년과 50주년을 맞은 신부님들의 영광스러운 축하행사를 갖게 됨을 진심으로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의 주인공들을 대표해 답사에 나선 김정진 신부는 후배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에게 그동안 사제로서 부족했던 점에 대해 일일이 용서를 청하면서 『우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기도해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히고 『여기 있는 후배 사제들이 오랫동안 좋은 일을 많이 하며 훌륭한 사목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신자들의 진심어린 기도와 사랑을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명동성당에서의 축하식에 이어 자리를 옮겨 가톨릭회관 3층에서는 축하연이 마련됐다. 신학생 합창단의 축가로 전개된 축하연은 케이크 절단식과 강우일 주교의 건배제의로 절정을 이루었다.
장우일 주교는 『그동안 후배 사제들에게 사제로서의 훌륭한 모범을 보여주신 이분들의 노고는 주님께서 분명 보답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하며 모든 참석자들에게 건배를 제의했다.
한편 이날 축하행사에 수품 50주년을 맞은 김윤상 신부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6.25전후 사제품을 받아 부산 경남지역 복음화의 기틀을 다졌던 주교 1명과 부산교구 사제 4명이 수품 50주년 금경축을 맞았다.
부산교구(교구장=정명조 주교)는 4월 20일 남천성당에서 200여명의 사제단과 2천여명의 수도자·평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유축성미사와 함께 사제수품 50주년 미사를 봉헌하고 금경축 축하식과 축하연을 베풀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전 부산교구장 이갑수 주교와 김태호·박문선·제찬규·백응복 신부.
사제단은 축하식중 금경축을 맞은 선배 사제들에게 「사제서품 축하곡」을 제단에 선 채로 합창,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하고 하느님의 은혜를 기원, 축하 분위기를 한결 고조시켰다.
이에 앞서 금경축을 맞은 주교 사제에 대한 약력소개와 꽃다발·예물 증정에 이에 교구 평협 이규정 회장은 축사를 통해 『전쟁 후, 교회재건, 신자 인도 등에 혈기왕성했던 젊음을 불태우시고 수많은 고난과 시련을 겪으시다가 이제 50주년을 맞으셨으니 참으로 감격스럽고 뜻깊다』고 말했다.
이갑수 주교는 답사에서 『우리 5명은 한국역사의 격동기에 사제가 돼 이리 뛰고 저리 뛰었으나 돌이켜 생각하면 그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재미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주교는 이어 『사제직은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이요, 모든 것이 섭리에서 나온 은혜인데 꽃다발과 박수를 받는 것은 부담된다』고 말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 아주기 위해 건강하게 살다 죽도록 노력하겠다』며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 서울대교구
임세빈 신부, 김윤상 신부, 김정진 신부, 최석우 신부 , 임응승 신부, 장대익 신부, 최익철 신부
■ 부산교구
이갑수 주교, 김태호 신부, 박문선 신부, 제찬규 신부, 백응복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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