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그리스도교 문학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이미 「세계의 기독교 명시」를 엮어낸 바 있는 정연복씨가 최근 발간한 「한국의 기독교 명시」는 그래서 더욱 반갑다. 더군다나 이해인 수녀, 유안진, 신달자, 박노해 시인 등 가톨릭 신자 시인과 다른 개신교 시인의 작품을 총망라하고 있어 정확한 의미의 「한국 기독교 명시집」이라 할 만하다.
100여편의 신앙시들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전통적인 주제인 하느님, 하느님나라, 복음, 십자가와 부활, 기도와 간구, 은혜와 감사, 헌신과 봉사, 일치와 연대, 회개와 결단 등을 노래하며 신앙의 향기를 품어내고 있다. 저마다 신앙의 진리를 드러내 주는 시의 향기는 가톨릭, 개신교 등 교파에 상관없이 맑고 높기만 하다. 가끔씩 눈에 띄는 어휘의 차이는 언어의 큰 흐름 안에서 거스를 것이 없다. 이해인 수녀의 시가 20여편으로 가장 많고 가톨릭 내에서도 유명한 필자인 이현주 목사, 「하늘과 바람과 별의 시인」인 윤동주 시인, 한국을 대표할만한 김소월 시인의 작품도 담고 있다.
<한울/231쪽/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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