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든 숨을 쉬고 싶었습니다/겨우 토해낸 입김에 얼었는지/굳어진 입술로는 비명마저 지를 수 없었습니다(…) 이 휠체어에서 내릴 수만 있다면/기어서라도 온 길을 다시 가고 싶었습니다(「아플 때」중)』
이 시는 통증으로 생사를 넘나들건 절박함을 가까스로 보낸 고통 속에서 쓰여진 시다. 참담한 고통을 시로 옮긴 이는 몸이 점차 마비되는 근이완증을 지닌 장애인.
한 장애인공동체에서 꾸준히 시창작 모임을 해온 10명의 장애인들은 「반짝이고 글썽이는 것들」이란 제목의 시모음집을 내놓았다. 이드은 모두 신자다.
시를 쓰고 공부하면서, 사람과 세상에 대한 생각을 서로 나누면서 이들의 장애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사람만 보면 달려들어 무는 바람에 늘 묶여 지내던 이, 자주 간질을 일으켜 기운을 차리지 못하던 이, 옷 갈아입기를 싫어해 목욕날마다 전쟁을 치르던 이, 비만 오면 발작을 하던 이들 모두 사랑의 관계 속에서 다친 마음이 한땀씩 아물어져 간것.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저마다의 사연들이 시의 모습으로 아픔답게, 때론 고통스럽게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상상치 못했던 변화였다.
「시인의 나라」라고 이름 붙여진 이 모임과 줄곧 함께 해온 정요섭(요셉)씨는 이들의 작품을 엮고 시마다 사연들을 덧붙여 세상에 내놓았다. 환경잡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편집위원이기도 한 정씨는 『이들은 삶과 언어가 일치된 참다운 시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건강성을 회복하려면 「나누고 섬기는 가난한 삶」을 실천해야 한다는 교훈을 이들 장애인들로부터 얻었다』고 말하고 있다.
정씨와 10명의 장애인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람과 자연이 평등하게 어우러지는 「장애우 평등학교」설립을 준비중이다. 충남 금산에 터잡을 예정인 「장애우 평등학교」는 국내서는 처음인 장애인 대안학교다. 이들은 평등할 권리를 위해 평등할 의무를 지키자는 생각으로 후원금을 받지 않을 계획. 후원금을 받을 경우에도 더 어려운 이들에게 나눌 생각이다. 한편 앞으로 평등학교에서 장애우와 함께 학습할 교사, 건물 수리, 홈페이지 작업을 해 줄 자원봉사자들을 찾고 있다. ※문의=(02)744-9074~5
<나무생각/245쪽/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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