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라마바드 외신종합】파키스탄 정부 내 유일한 그리스도교 신자 장관인 샤바즈 바티(43) 소수민족 장관이 2일 무장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그의 장례미사는 4일 오전 11시40분 이슬라마바드의 파티마의성모성당에서 이슬라마바드-라왈핀디교구장 루핀 안소니 몬시뇰 주례로 거행됐다.
안소니 몬시뇰은 강론에서 “바티 장관은 누군가 차별받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도움을 주기 위해 달려가곤 했다”며 “그는 파키스탄 건국의 아버지인 알리 지나가 꿈꿨던 것처럼, 모든 소수 민족들이 똑같은 권리를 갖고 자유롭게 자기 종교를 믿는 나라의 건설을 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티 장관은 신성모독법이야말로 파키스탄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 생각했고 폐지를 원했다”며 “분명히 그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탈레반 소속이라고 자신들을 밝힌 무장괴한들은 바티 장관을 살해하던 날 거리에서 장관의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가 그를 차량에서 끌어내린 뒤 근접사격으로 2분여에 걸쳐 총격을 가하고 차량으로 도주했다. 장관은 피격 후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워낙 많은 총격을 받은 상태라 곧 숨을 거뒀다.
괴한들은 현장에 남긴 메모에서 자신들은 ‘테리크 에 탈레반 파키스탄(Tehrik-e-Taliban Pakistan, TTP)’ 소속이라고 밝히고 바티 장관을 살해한 이유는 그가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을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신자인 샤바즈 바티 장관은 최근 자신의 집무실에서 견진성사를 받은 바 있다.
그는 파키스탄의 이슬람법인 신성모독법에 반대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로부터 여러 차례 살해 위협을 받아왔고, 특히 최근에는 모하메드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은 아시아 비비의 석방을 위해 신성모독법 폐지를 위한 운동을 펼쳐왔다.
그는 정부의 진보적 정당인 파키스탄인민당(Pakistan’s People’s Party, PPP)에 소속돼 있었으며, 아시아 비비를 변호해 오다가 역시 최근 살해된 살만 타시르 펀자브 주지사에 이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첫 번째 테러 대상으로 지목돼 왔다.
파라나즈 이스파하니 대통령 보좌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러한 테러 행위들은 파키스탄내의 모든 진보적, 자유주의적, 인도주의적인 목소리들을 탄압하기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하고 “지역 정부와 연방 정부가 파키스탄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 이들 살인자들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표명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소수 민족과 종교인들을 위해 활동하는 이유에 대해 종종 “나는 단지 예수 그리스도의 발밑에 머물러, 나의 삶, 나의 인격, 나의 행동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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