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캄보디아와 베트남 국경지역에서 난민을 지원해온 예수회 난민 봉사단(Jesuits Refugee Service, JRS)의 명맥을 이어 활동하는 JSC는 캄보디아 내에서도 가장 소외된 이들인 장애인들을 위해 반티에이 쁘리업을 마련했다.
반티에이 쁘리업은 장애인들이 기술 습득을 통해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나아가 자신들의 존엄성을 자각하며 지역사회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심을 두고 있다. 단순한 도움이 아닌 자립을 위한 기본을 닦아 주는 것이 바로 반티에이 쁘리업의 존재 이유다.
장애인들을 일으켜 세워준 ‘반티에이 쁘리업’의 긍정의 힘을 소개한다.
▧ 배움
반티에이 쁘리업 전자반에서 공부하고 있는 롭 모란씨는 건설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던 지난해 6월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절단했다. 2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장애를 얻게 된 그에게 남은 것은 절망이었다.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서만 지냈으며, 미래는 점점 더 불투명해져만 갔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입학한 반티에이 쁘리업에서 그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고, 현재 TV·라디오 수리 등을 배우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집에 돌아가면 배운 기술을 활용해 전자제품 수리점을 내고 싶어요.” 이제 그에게 다시 꿈이 생긴 것이다.
반티에이 쁘리업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과목은 농업, 기계, 전자, 재봉, 목공예 등 5가지이다. 2년 과정인 목공예를 제외한 나머지는 1년 과정으로, 각 과목 모두가 향후 사회로 나갔을 때 학생 자신과 가족들의 생계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로 구성돼 있다.
센터장 오인돈 신부는 “반티에이 쁘리업의 교육과정은 ‘실제로 배운 기술을 통해 사회로 나가 쉽게 일을 할 수 있는지’를 기본으로 두고 있다”고 말한다.
과목 수업 외에도 글자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 전 캄보디아어 교육이나 공통 농업교육, 보건교육, 인권교육 등을 시행한다. 단순 기술만이 아닌 인식개선에서 지식계발까지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반티에이 쁘리업의 장점은 공동체 생활에 있다. 기숙사를 통해 10~11명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뤄 살아가고 있다. 단지 한 방에서 잠을 잔다는 것뿐만 아니라 식사도 각 공동체별로 해결한다. 당번을 정해 새벽시장에 나가 먹을거리를 사서 손질하고 음식을 만든다. 함께 자고 함께 먹으면서 저절로 공동체 의식이 습득된다.
롭 모란씨는 “공동체 생활에 어려운 점은 없다”며 “오히려 집보다 이곳의 환경이 더 좋은 데다 친구들과 함께 매 끼니를 챙겨먹을 수 있어 즐겁다”고 전했다.
또한 각 기숙사마다 담당 교사가 배치돼 함께 생활하며 학생들의 고민을 직접 들어주기도 한다. 교사 대부분이 이 학교 출신이기에 더욱 깊은 대화도 나눌 수 있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모습에서 힘을 얻고 자신의 미래를 가늠해 보기도 한다.
▲ 목공예 작업장
▲ 수공예 작업장
▲ 재봉 수업
▲ 농업 수업
▲ 목공예 수업
▲ 기계수업
▧ 새로운 도약
2010년 반티에이 쁘리업 졸업생의 취업률은 80%에 이른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 일을 했다는 학생이 20%에도 못 미쳤던 것에 비해 장애인 취업률 80%는 한국의 경우라 해도 놀라운 수치다.
졸업생들은 주변소개를 통해 공장에 취직하거나 집으로 돌아가 자신만의 가게를 내기도 한다. 아울러 센터에서 운영 중인 직영 사업장에 들어갈 수도 있다. 직영사업장은 센터 졸업생을 비롯해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으며 졸업생들이 일을 찾기 전 실습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 여기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판매를 통해 반티에이 쁘리업의 재정 자립에도 기여한다. 현재 목공, 용접, 수공예, 목공예 등 4개의 작업장이 운영 중이다.
졸업생 중 일부는 교사로서 센터에 남아 학생들의 역할 모델이 되기도 한다. 학생 담당 진 피어리씨도 이곳에서 농업을 배운 졸업생이다.
오인돈 신부는 “우리 센터의 남다른 장점 중 하나가 센터 출신 선생님이 많다는 것”이라며 “교사들 스스로가 장애인으로서 어려운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러한 경험을 직접 전달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았던 진 피어리씨는 “센터에 들어오기 전에는 장애를 부끄럽게 생각했었지만 이젠 자유로워졌다”며 “처음 온 학생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기도 하지만, 차차 센터의 교육 과정과 공동체 생활을 통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티에이 쁘리업은 장애를 특별하거나 다르게 대우하지 않는다. 오히려 평범한 일상을 그대로 전달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좌절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게 한다. 반티에이 쁘리업이 보여준 자립과 긍정의 힘이 오늘도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내는 캄보디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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