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데레사의 저서들
데레사는 탁월한 신비 철학자이며 뛰어난 영적 저술가였다.
그녀에게 회심과 기도의 발전에 주요 계기를 주었으며 때론 영적 무기력에서 벗어나도록 결정적 역할을 해준 몇 권의 주요 서적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오수나의 묵상 방법론 「초보의 제삼부」, 성 아우구스티노의 「고백록」, 성 그레고리오의 「윤리학」, 라레도 베르나르딘의 「시온산의 등정」등이었다.
그러나 데레사의 영성은 그 영성가들의 사상을 종합해 좋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었으며 자신의 삶 안에서, 특히 기도 안에서 체험한 하느님 그리고 그리스도를 증언한 것이었다. 물론 영성가들의 책으로부터 도움을 받았고 자신의 체험을 확인 받긴 했지만 그녀의 가르침의 원천은 바로 하느님이셨던 것이다.
그녀의 영성을 담고있는 저서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무슨 내용을 지녔는지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1) 주요 저서들
▲ 자서전 ‘천주 자비의 글’
데레사는 이 책을 고해 사제이던 톨레도의 가르시아 신부의 명령에 의해서 1562년 저술하였으나 그 후 1565년까지 근 3년간 일부분을 추가하고 보완하여 완성시켰다. 데레사는 이 책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생애 안에서 받은 은총에 관해 묘사하고 있는데, 수도생활 특히 기도생활에서 하느님과의 만남을 체험한 영혼의 상태 변화를 중점적으로 설명한다. 즉 그녀의 묵상방법과 주님이 주신 신비로운 은총을 체험하는 자신의 삶의 모습을 고해신부에게 순명의자세로 진솔하게 쓰고 있다.
이 책은 뒷날 쓴 다른 저서들만큼 체계적이진 못하지만 그녀의 인간적, 심리적 변화와 영적성숙 과정을 살펴보도록 해준다. 대체로 다음과 같이 네 부분으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제1부(1~10장)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회심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기록한다.
제2부(11~22장)는 묵상 기도와 신비적 은혜에 관한 논술이다.
제3부(23~31장)는 그녀의 회심에서부터 하느님과 완전한 합일의 은혜에 이르기까지 여정의 기록이다.
제4부(32~40장)에서는 아빌라의 성 요셉 수도원의 창립과 그녀의 생애 전 과정에서 받은 여러 종류의 은총에 관해 기술한다.
▲ ‘완덕의 길’
이 책은 지도 사제 바네즈 신부의 권고로 1566년에 성 요셉 수도회 수녀들을 위해 쓰였다. 그 후 데레사는 모든 가르멜 수녀들을 대상으로 하여 1569년 수정 증보판을 출간했고 1576년에 다시 한 번 개정하였다.
이 책은 영적 스승이며 어머니로서 딸들에게 주는 영적 규범이라 할 수 있는 작품으로서, 개혁을 시작에서 끝까지 설명해 주고 있으며 개혁 수도원의 수녀들이 수행해야 할 기도의 방법과 수덕에 관해 혼신을 다 해 가르치고 있다. 데레사의 저서들 중 가장 수덕적인 이 작품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제1부(1~25장)는 수도회 개혁의 이유와 목적, 수덕적 권고 그리고 묵상 기도 생활에 필요한 마음의 자세 등을 설명한다.
제2부(26~42장)는 묵상 기도, 신비적 여러단계, 주님의 기도 해설 등을 다룬다. 데레사는 주님의 기도를 통해 관상의 길로 갈 수 있음을 가르친다.
▲ ‘창립사’
이것은 데레사의 수도회 창립 활동을 기록한 책으로 1574년 리팔다 신부의 요청에 의해 시작되었는데 몇 차례 중단되었다가 그녀가 죽기 두 달 전 부르고스에서 완성되었다. 수도회의 창설자로서, 수녀원의 장상으로서 데레사가 열정적으로 살아가면서 체험했던 여러 역사적 사건들을 서술한 이 책은 그녀의 과감성과 예찌를 돋보이게 하며 다른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데레사는 딸들에게 교육과 양성에 도움되도록 그녀가 겪고 체험한 수많은 여행과 스페인 전역에 걸친 수도원 창립의 파란 만장한 역사 이야기를 영적 권고를 곁들여 기록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트리덴틴 공의회 이후 스페인 교회의 상황, 당시 필립 2세 통치하의 스페인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그에 연관된 인물들을 엿볼 수 있다.
▲ ‘영혼의 성’
그라시안 신부의 명으로 1577년에 쓰인 이 책은 데레사 자신의 내적 체험을 묘사한 신비신학적 걸작으로 묵상 기도와 영성 생활에 대한 가르침을 종합하고 있다. 이 책에서 영혼이 묵상 기도 또는 하느님과의 친밀 관계를 이루는 영적 여정의 단계를 일곱 개의 궁방들로 구분된 성으로 비유되고 있다. 여섯 개의 궁방들은 하느님이 거주하시는 일곱째 궁방을 에워싸고 있다. 일곱째 궁방에 들어가기 앞서 영혼은 외부의 여섯 궁방들을 거쳐가야만 한다. 여기서 궁방들이라는 것은 물리적 장속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이 생생한 인격적 친교와 일치의 관계를 이루어 가는 점전적 단계들을 표현하는 것이다.
마지막 궁방에 이르기 위한 몇 가지 전제 조건들이 있다. 친교의 은총을 주시는 하느님의 생생한 현존,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인간의 응답으로 수덕적 노력,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은총에 대한 책밍감 있는 응답으로서 변형 그리고 받은 은총과 실천적 응답이 기도 안에 갇혀 하느님의 이끄심에 끌려감 등이다.
(2) 소품들
▲ ‘영혼의 증언’
이것은 연속성이 없는 68개의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565년에 이르기까지 데레사가 받은 특수한 은혜와 영적 삶에 나타난 여러 현상들에 대해 간결하게 요약하고 있다. 그 중 8개장은 데레사의 영혼의 상태에 대해서 고해 신부들에게 보낸 보고서들이다. 그녀의 생애와 영적 은혜에 대한 연구에 중요하다. 이것은 자서전의 보충적 연장이라 할 수 있다.
▲ ‘하느님 사랑에 관한 생각’
데레사는 이 책의 서론에서 그리스도께 나아가려는 수녀들과 자신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저술했다고 밝힌다. 이것은 영혼이 갈망하는 평화를 주제로 하여 「아가」의 몇 구절을 해설한 것이다. 즉 유일한 참 평화는 하느님과의 합일에 의해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자필 원고는 남아있지 않고 몇 개의 미완성 사본만이 있다. 이단 심문시 저촉될 것을 염려하여 디에고 신부의 명령에 따라 데레사가 손수 원고를 소각시켰기 때문이다.
▲ ‘하느님께 대한 영혼의 외침’
데레사가 영성체 후 종이 쪽지에 급히 기록한 것들인데 하느님께 대한 사랑, 원의, 고뇌, 희망 등의 진실된 마음의 외침이다. 주님의 성체를 모신 후 영감을 받아 하느님께 바친 화살 기도인 것이다.
▲ ‘서간집’
데레사가 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던 서간들 중 457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여러 계층에 보낸 서간은 병을 위한 약 처방부터 시작해 부엌의 자질구레한 일, 수도원 개혁에 관한 여러가지 일, 영적 지도에 이르기까지 온갖 문제를 취급하고 있다. 이 서간들은 데레사의 영성과 인품 뿐 아니라 당시 교회와 사회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귀중한 역사자료들이기도 하다.
그밖에도 수도회 개혁을 위해 쓴「회헌」, 교회법적 시찰을 수녀들이 영적으로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주의와 조언을 주는 「수도원 시찰법」이 있다. 그리고 수도생활 중 여러 축일의 상황이나 특별한 기회에 데레사의 풍부한 감성을 드러내며 작성한 「시」, 교육 및 묵상자료가 될 수 있는 짧은 격언들을 기록한 「충고와 격언」, 수련자들의 교육을 위해 영적 영역의 주제를 선정하여 논쟁하고 답을 주는 「도전에 대한 응답」,「박해」등의 소품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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