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동안 함께하다 잠깐 못 보게 되니 아이들이 눈앞에 생생해요. 집에 돌아와서 편하기는 한데 잠비아가 걱정이 많이 되죠.”
경북지역에서 목조정원주택을 조성하는 이정수(마티아·63·대구대교구 경산 압량본당)씨는 지난 8일 한국에 들어왔다. 아프리카 잠비아 ‘안토니 미션’에서 3개월 간 자신의 탈렌트를 기부하고 오는 길이다.
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녀회가 학교를 짓고 있는 ‘안토니 미션’에서 이씨는 한국의 우수한 건축기술을 전수하고 왔다. 특히 제일 고민거리였던 화장실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이씨는 직접 설계도 하고, 정화조부터 배관까지 다 맡아서 공사에 들어갔다. 한국에서처럼 기계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직접 손으로 파서 공사를 하다 보니 작업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왜 저렇게 일이 더딘가 했는데 일하는 사람들이 밥을 못 먹고 오니깐 일을 못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사정을 알게 된 후 이씨는 옥수수가루와 반찬거리를 마련해 그들이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의 따뜻한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더디기만 하던 일은 진척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쉽게도 이씨는 95% 공정까지만 보고 귀국했지만 현지인들의 순수하고 맑은 마음에 감동받았다고 한다.
“힘든 과정을 현지인들과 함께하면서 하느님 사업을 이뤄간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죠.”
이씨가 굳이 어려운 선택을 하게 된 계기는 3년 전으로 돌아간다. 환갑잔치를 하면서 가족들에게 이제는 하느님 뜻대로 살아가겠다고 공표한 것. 그는 건축인답게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봉사를 찾던 중 가톨릭신문에 소개된 잠비아의 사정을 알게 됐고, 학교를 짓고 있는 수녀회를 도와야겠다고 결심했다. 결심은 곧바로 실천 됐다. 매달 2000만 원씩 총 1억5000만 원을 아프리카에 보냈고, 지난해 12월 직접 잠비아로 떠난 것이다.
3개월 간 봉사하면서 그는 현지인들과 가족이 됐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벌써 잠비아에 있는 우 베르나데타 수녀와 주민들 걱정이 끝없이 이어진다.
“또 가야죠. 아직도 학교 지으려면 한참 멀었는데 한국에서 열심히 돈 벌어서 잠비아에 또 갈 겁니다.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모아서 잠비아 주민들과 나누고 싶어요.”
※후원계좌 1005-101-288241 우리은행(예금주 아프리카잠비아선교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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