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원시교회와 사도들의 활동
6) 사도 성 야고보
1. 혀는 악의 불씨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은 온 몸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완전한 사람입니다』(3,2). 인체의 작은 부분인 혀는 입을 통해서 진실과 거짓을 말할 수 있다.
야고보 사도는 두 가지 비유, 즉 재갈과 배를 예로 든다. 말에 재갈을 물리는 이유는 그리스, 로마, 유다 문학에도 빈번이 등장하는 비유적 표현이다.
『크디큰 배라도 아주 작은 키 하나로 조종됩니다. 그래서 키잡이는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그 배를 마음대로 몰고 갈 수 있습니다』(3,). 혀가 비록 인체에서 작다고는 하나 그 역할은 대단하다. 혀를 잘 조종하는 사람은 인격자이다. 이런 자는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지 않는다. 『같은 샘구멍에서 단 물과 쓴 물이 함께 솟아나올 수 있겠습니까?』(3,12)라는 말씀처럼 인격자는 한 가지 일을 놓고 진실과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진리를 거슬러 거짓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세속적이며 동물적이며 악마적입니다』(3,14~5).
『들에 깐 콩깍지 깐 콩깍지인가 안 깐 콩깍지인가』와 『내가 그린 기린 그림 긴 기린 그림인가 안 긴 기린 그림인가』를 빨리 정확하게 발음하기는 쉽지 않다.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발음하기도 힘들지 않고 말하기도 너무 쉬운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잘 하는 사람은 인격자이자 덕이 있는 사람이다. 주님께서도 『너희는 그저「예」할것은 「예」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라고만 하여라』(마태 5,37)라고 하셨다.
남을 헐뜯는 말을 함부로 하거나 말을 돌리거나 잡아떼거나 거짓을 말하는 것은 모두 혀를 잘못 놀리는 것이다. 혀를 함부로 놀리면 악의 불씨가 된다.
정치인들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는가 하면 지도급의 인물들이 거짓말을 함부로 하는 풍조가 우리 사회에 너무 만연되어 있어 사도 성 야고보의 말씀이 어느 때보다 새롭게 들려온다. 그분은 분명히 말씀사힌다. 시기심과 이기적인 야심이 있는 곳에는 분란과 온갖 더러운 행실이 생기게 마련입니다』(3,16). 그러므로 이기적인 야심을 버리고 진실만 말하면서 상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할 것은 「예」「아니오」라고 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라고 말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신앙인의 태도이다(5, 12).
사람들은 거짓말하는 사람을 인간으로 귀듭하지 않는다. 이권이 개입되면 소송을 게지하지만 소송을 제기할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 즉 젊잖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거짓말 하는 사람이 있으며 그 사람은 자위고하를 막론하고 인간 대접을 받기 못한다. 상동을 안하거나 무시해 버린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일구이언(日口二言)하지 않는다. 그는 진리 자체이신 하느님께 기도하는 사람이므로 참된 것을 말하며 자신의 이익이나 권위를 위하여 속이지 않는다. 그는 늘 주님의 정신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마음의 평화를 누리면서 살아간다. 반면 속임수는 주님의 정신이 아니라 거짓말의 아비인 악령의 것이다. 거기에는 신의가 없으므로 사람들이 지도자의 말을 듣거나 따르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공자가 자공과 나눈 대화가 군주론에 나와있는데, 그 대화를 종합해 보면 제일 중요한 것은 신뢰임을 알 수 있다. 군주가 병기와 식량을 버리더라도 마지막까지 간직해야 할 것은 신뢰이다. 지도자에게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이 신뢰라는 의미일 것이다. 백성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지도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비록 그가 기능적으로 직책을 수행한다 하더라도 백성의 마음은 그로부터 떠나고 만다. 백성의 마음이 떠나면 자신은 괴롭다. 이와 같이 거짓말은 무서운 것이다. 거짓말은 자신과 이웃을 파괴하는 죄악이다.
2. 세상 친구는 하느님의 원수
이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원수가 된다. 여기서 말하는 세상은 세속(世俗)이다. 세상은 하느님의 창조물이므로 좋은 것이지만 그것이 하느님의 뜻에 어긋날 때는 세속이 된다. 세속이 좋아하는 것은 교만하고 두 마음을 품은 자들이다. 이런 자들은 악령의 정신으로 차 있어 하느님께 복종하지 못한다. 지나친 욕심은 싸움과 시기와 분쟁을 자아내고 심해지면 살인까지 하게 된다 (4, 1~2). 하느님을 멀리하고 세속과 짝하는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되는 것이다.
3. 서로 헐뜯지 말라
지나친 욕심에서 생기는 죄는 악담이다. 이 죄는 형제애와 정반대가 되낟. 악담의 성서 원문(카타랄레인)은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의 명예를 헐뜯는 의미이다. 이는 형제를 좋지 않게 평가하는 말로서 공동체 안에서 형제적 사랑을 파괴한다. 모함, 험담, 거짓 증언 등을 피하라는 십계명 중 제8계명이 여기에 속한다. 더구나 자신의 명예나 이익을 위하여 남을 헐뜯는 태도는 그리스도인답지 못하다. 야고보 사도는 이런 자는 사랑을 거슬러 생각하고 말하기 때문에 율법 자체에 상처를 입힌다고 꾸짖는다(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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