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도 하늘에서 엄마 잘했다고 기뻐할 거라 믿어요.”
뇌사 판정을 받은 아들의 장기를 기증하고, 장제비로 받은 100만 원 마저 선뜻 어려운 이들을 위해 내어준 어머니의 이야기가 훈훈한 감동을 더한다.
어머니 장부순씨는 지난 1월 하나뿐인 아들 이종훈씨를 뇌출혈로 잃었다.
이씨는 항상 검소하고, 부모님 뜻을 거스르지 않는 건실한 청년이었기에 장씨의 슬픔은 더해만 갔다.
“누워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쇳덩어리가 목구멍에서 심장으로 떨어져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한 번만 눈을 뜨고 엄마를 봐달라고 마음 속으로 수십 번도 더 되뇌었지요.”
하지만 장씨는 슬픔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아들의 장기를 더욱 어려운 이들을 위해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아이가 이 세상에 나와 가치 있게 살았다는 증거를 남기고 싶었어요. 결정하고 나서도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똑같은 상황이 닥치더라도 저는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예요.”
이씨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신장과 각막을 네 명에게 건네주고 세상을 떠났다. 또한 뼈·피부·심장판막 같은 조직도 함께 기부해 화상 환자나 골수암 환자 등이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아들을 떠나보낸 후 한달 반 정도가 지난 최근, 장씨는 또다시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를 찾아와 장제비로 받은 100만 원을 기증하며 마지막 나눔을 실천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유족의 뜻에 따라 기부금을 어려운 생활환경 속에서 장기이식을 받지 못하는 환우들을 위한 치료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장씨는 “부끄럽지만 우리 아이를 통해 받은 돈이니 아이를 위해 쓰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아이의 기일마다 조금씩이라도 기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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