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정 추기경은 성모동산과 성당 마당에서 식사 중인 주교와 사제, 수도자, 신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감사를 표했다.
◎… 정 추기경 금경축일에는 교회 안팎에서 축하 인사가 연이어 전해졌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축하메시지를 통해 “기도로써 함께하며 최고의 축원을 전한다”고 밝혔으며, 이명박 대통령도 축하메시지를 보내와 “추기경님의 사목표어처럼 이웃을 향한 사랑과 나눔, 화해의 정신이 우리 사회 곳곳에 퍼지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축하식에서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이반 디아스 추기경과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최홍준 회장의 축사에 이어, 정 추기경 동창사제 대표로 최창무 대주교가 축하 인사에 나서 기쁨을 전했다. 특히 강우일 주교는 축사에서 새벽마다 글을 쓰는 정 추기경의 학문적 열정에 대해 “속되게 말하는 것을 허락해주신다면, 정 추기경님의 유일한 취미는 ‘방콕’”이라며 “언제나 방을 굳게 지키고 결코 가볍게 몸을 일으키는 법이 없으시다”고 반어법적으로 설명해 축하식장에 웃음바다를 일으키기도.
◎… 금경축 행사의 또 다른 주인공들은 바로 정 추기경의 동창반 사제들이었다. 정 추기경이 신학생 시절에는 6·25 한국전쟁 등의 영향으로 1961~1964년 서품사제들이 하나의 동창반으로 엮어졌다. 행사에는 최창무 대주교, 장익 주교 등 동창사제 17명이 참석해 금경축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동창사제를 대표해 축사를 전한 최창무 대주교는 “금경축을 자축하는 동시에 세상을 떠난 동기들을 함께 기억하고 싶다”며 “우리가 사제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도와 희생을 아끼지 않은 부모와 은인들, 교우들을 기억하면서 그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봉사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정 추기경도 답사를 통해 “나는 늦깎이로 신학교에 입학해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드센(?) 동창신부들이 나를 밀어줘서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동창들에 대한 끈끈한 정과 감사의 인사를 표하기도.
▲ 정 추기경과 같은 해 서품을 받은 사제들을 비롯해 1963~1964년 서품 동창사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직 교구장의 금경축 행사였지만, 교구에서는 정 추기경의 뜻에 따라 이날 행사 전반을 최소화하고 간략하게 진행했다. 교구는 미사에 이은 간단한 축하식에 이어 주교부터 신자까지 모두 똑같이 한 상 차림의 국수를 나눠먹는 조촐한 축하연으로 금경축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정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먼저 일본 국민들에게 하느님의 위로와 희망을 전한 후, 지난 50년을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 명동성당 마당에서 펼쳐진 국수잔치에서 신자들이 정 추기경에게 축하인사를 전하고 있다.
서울대교구민은 미사(영성체) 191만8266회, 주모경 1286만5710회, 희생·봉사 189만1960회, 십자가의 길 11만1813회, 주교를 위한 기도 901만6940회, 화살기도 461만3815회, 묵주기도 700만718단을 영적예물로 봉헌했다. 청주교구민도 이날 미사(영성체) 7만2552회, 사제를 위한 기도 7만2552회, 묵주기도 50만530단, 십자가의 길 3만6276회, 화살기도 18만1380회, 희생 3만6276회를 봉헌했다.
■ 축하메시지 - 교황 베네딕토 16세
“기도로 함께하며 최고 축원 보내”
▲ 교황 베네딕토 16세
그대는 서울대교구 사제로서, 청주교구장으로서,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훌륭한 사도적 열정과 업무처리 능력을 보여왔습니다.
특히 그대는 교도권에 대한 충성심, 그리고 청소년들의 교육과 가톨릭 교육기관의 발전을 위한 헌신적 노력과 함께 평양 교구민들에 대한 사목적 관심, 생명 운동 등 다양한 임무를 활발히 수행하였습니다. 이 모든 점들을 숙고한 끝에 나는 2006년 그대를 추기경단에 올리기로 결심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나는 그대를 위한 하느님의 거룩한 은총을 기원할 뿐 만 아니라 이 사도좌를 위하여 특별히, 교황청 가정평의회와 사회홍보평의회, 사도좌 조직 및 재무 심의 추기경단, 주교 대의원회의에서 그대가 수행하고 있는 활동들을 기억하면서 최고의 축원을 표현하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나의 형제여, 마지막으로 나는 그대에 대한 사랑의 표징과 온갖 선에 대한 확실한 보증으로 그대와 서울대교구, 평양교구의 사랑하는 모든 신자들과 사제들에게 사도적 축복을 내리는 바입니다.
■ 축하메시지 -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매년 책 내 … 연구·집필 탈렌트 존경”
▲ 강우일 주교
지난 50년이란 세월을 두고 걸어오신 여정에서 얼마나 많은 희생과 고뇌의 땀방울을 흘리셨는지 저로서는 도저히 짐작하지 못하지만, 진심으로 그 노고를 치하하고 하느님의 축복을 기도합니다.
좀 속되게 말하는 것을 허락해주신다면, 정 추기경님의 유일한 취미는 이른바 ‘방콕’입니다. 그렇다고 혼자 TV 드라마를, 영화를 즐기시는 것도 아닙니다. 보통 사람이 도저히 흉내내기 힘든 아주 특별한 탈렌트를 받으신 것 같습니다. 정 추기경님께서는 새벽 3시30분경에는 일어나십니다. 그렇게 일찍 일어나셔서 무엇을 하시냐고 여쭈었더니, “그 시간 온 세상이 다 잠들어 있어 조용하니, 정신집중이 잘 되어서 주로 책 쓰는 일을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 50년간 1년에 한 권씩 책을 펴내고 계시고, 이런 기록도 앞으로 한국교회에서 어떤 주교들도 깨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시간을 정말 최선을 다해서 활용하고 교회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살아오신 정 추기경님의 생애에 경의를 표하면서 다시 한 번 주님의 축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