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사
■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교회 위한 사목적 책임·봉사 충실하시길”
주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영예를 얻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위한 사목적 책임과 봉사를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사람의 주교로서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자신의 목자에 관한 설교(Sermons, on Shepherds, 340, I.)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위해 내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두렵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함께 있기에 저는 마음의 위로를 받습니다. 저는 당신을 위한 주교이며 당신과 함께 있는 그리스도교 신자입니다. 주교란 무거운 책임을 의미하지만 그리스도교 신자란 은총의 표시입니다. 전자는 위험의 원천이 되지만 후자는 구원의 원천이 됩니다.”
우리는 새 주교님과 함께 사도 바오로의 다음과 같은 말씀을 기억하며 기도하도록 합시다.
“우리는 늘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우리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부르심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여러분의 모든 선의와 믿음의 행위를 당신의 힘으로 완성해 주시기를 빕니다. 그리하여 우리 하느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에 따라,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이 여러분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여러분도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을 것입니다.”
■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하느님을 내비게이션 삼아 따라 보세요”
주교 직무는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주교는 외적으로 존경과 명예를 받을지는 모르지만 그것 때문에 오히려 백성들로부터 멀어집니다. 매일 복음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받아먹고 하느님을 우리 자신의 내비게이션으로 삼아 끊임없이 자기 삶을 점검하는 것이 길을 잃지 않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로 주교에겐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복이 많습니다.
모세가 일을 하고 녹초가 된 것을 보고 장인이 딱해서 한 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자네는 하느님 앞에서 백성을 대리하는 사람으로서 그들의 일을 하느님께 가져가게나. 또 자네는 온 백성 가운데에서, 하느님을 경외하고 진실하며 부정한 소득을 싫어하는 유능한 사람들을 가려내어, 백성 위에 세우게. 이들이 늘 백성을 재판하고, 큰일만 자네에게 가져오도록 하게.”
마지막으로 주교는 결코 CEO가 아니고 교회는 사회조직이나 기업이 아니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교회를 성장, 발전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해방돼야 합니다. 주교는 때로는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놔두고 한 마리의 상처 입은 양을 보듬어주는 목자입니다.
■ 교구 사제 대표 김화태 신부
“형제적 사랑으로 일치·자녀로서 순명”
교구 설정 50주년을 앞두고 나날이 늘어만 가는 교구장님의 업무를 도와드릴 보좌주교님의 탄생을 우리 사제단은 간절히 기다려 왔습니다. 그렇기에 오늘 이 서품식은, 우리 사제단에게 크나큰 ‘감사의 자리’이며, 수원교구에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는 자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교님께서 주님을 위해, 그리고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를 위해 십자가를 지셔야 하는 직책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주교님을 공경하고, 주교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수원교구 사제들은 교구장 주교님과 보좌주교님께 일치하여 수원교구를 위해 일하는 대가족입니다. 우리 사제들은 주교님과 함께 사제직을 수행하는 형제요, 또한 주교님께서 사랑으로 돌보아야 할 자녀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주교님과 함께 형제적 사랑으로 일치할 것이며, 자부적인 사랑으로 일하시는 주교님께 자녀로서 순명하며 주님의 교회를 위하여 일할 것입니다. 우리는 교구장 주교님과 새 주교님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 천상에서 누릴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며, 이 지상에서 우리에게 맡겨진 세상 복음화를 위한 사명에 투신할 것입니다.
■ 변영철 수원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
“78만 교구민 마음 모아 축하드립니다”
오늘 성덕과 학식을 겸비한 또 한 분의 거룩한 목자를 맞이하게 된 것이 교구민들에게 커다란 축복이자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경사스러운 날, 기쁨에 넘치는 78만 교구 평신도의 마음을 모아 새 주교님께 진심어린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수원교구는 지금 2013년 교구설정 50주년을 기념하고 희망찬 100년을 내다보며 준비하는 역사적 시점에 와 있습니다. 이 중요한 길목에서 거행된 보좌주교님의 서품식은 수원교구민이 교구장 주교님을 중심으로 더욱 일치된 모습으로 “희망의 땅! 복음으로” 전진하는 데 큰 활력이 될 것입니다.
저희 수원교구의 평신도 모두는, 항구한 기도와 순명,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협력으로 주교님께서 그리스도의 사랑에 일치하실 수 있도록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교회의 학자로서 묵직한 끈기와 겸손의 덕으로 신학생들을 가르치시던 그 열정으로, 교구장 주교님을 도와 저희 양떼들을 잘 이끌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보좌주교님의 서품을 교구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축하드리며 교구장 주교님과 함께 영육간에 건강하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 답사 - 이성효 주교
“말씀에서 자양분 얻어 직무 수행하겠습니다”
교황 성하로부터 수원교구의 보좌주교로 임명을 받은 후에 저는 곧바로 피정에 임하였습니다. 이 어려운 직무 앞에서 턱 없이 부족한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을 얻기 위해 40일간 묵상과 공부로 주님께 간청 드렸습니다.
교황님의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 후속 권고인 「주님의 말씀(Verbum domini)」을 읽으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전임 교황이신 요한바오로 2세의 교황 권고 「양 떼의 목자」를 인용하면서, 어떻게 주교가 자신의 영성생활을 기르고 발전시켜야 하는지 답을 제시하셨습니다.
“주교는 마치 어머니의 태와 같은 말씀 ‘안에서’ 살고, 말씀의 보호를 받으며, 말씀에서 자양분을 얻어야 합니다.(주님의 말씀 79)”
교황님의 권고에 따르면, 말씀에서 자양분을 얻는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경청하는 동정녀(Virgo audiens)이며 사도들의 모후이신 성모님을 본받아 자주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고 꾸준히 성경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이 권고를 마음에 간직해 봅니다.
저는 무엇보다 성모님의 경청하시는(audiens) 모습을 본받아 ‘듣는 자세’로 이 과제들을 찾고 싶습니다. 또한 교회를 위한 모든 사업과 수원교구의 미래를 위해 순명의 자세로 교구장 주교님과 일치하고 배움의 자세로 교구 사제단과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제가 교구장 주교님과 교구 사제단과 일치하여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사랑하는 교구민들을 위해 합당하게 저의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도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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