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어떻게 혼자서 그 많은 일을 해내냐고 물으면 ‘나는 하느님의 사랑을 너무 많이 받은 사람’ 이라고 답하지요.”
혈혈단신으로 중국 옌볜에 건너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문학교(아베맹인학교)를 세운 평신도 선교사 홍영희(베로니카)씨. 홍씨는 척박한 땅에 맨손으로 학교를 세우고, 시각장애인들의 대모 역할을 해왔다. 홍씨가 이처럼 이국땅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일에 매진하게 된 것은 순전히 하느님 사랑에 의한 ‘이끌림’ 때문이었다. 또한 하느님이 가장 사랑하는 낮은 자리의 이웃들을 위한 헌신이 홍 씨의 오늘을 만들었다.
“집에서도 사회에서도 천대 받던 아이들을 우리 학교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떳떳하게 인정받게 해주고 싶었어요. 올해부터 아이들이 정식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 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 비롯된 거예요.”
학교 내 개설 과목은 치료안마가 중심이지만 학생들의 자립을 위한 생활전반을 다루고 있다. 점자나 캐인(cane,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 지팡이)부터 음악, 미술(서예와 격주), 체육, 한국어, 영어까지 여느 일반학교와 다름이 없다. 안마를 더욱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옌볜대 교수를 초빙, 의학수업(사체실습, 병리, 골상 등)도 실시한다. 무엇보다 이들이 쉽게 누리지 못했던 일상의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일상생활 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음식 만들기, 청소, 빨래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하는 일들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가르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교육 하나하나가 절실하니까요.”
홍씨 혼자 힘으로 이만큼 학교를 이끌어 나가기까지는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치고 나와야 했다.
“땅 사고 집 지을 때부터 어려움이 많았어요. 혼자 타지에서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요. 부모님이 결혼하라고 주신 돈으로 시작했지만 첫 계약부터 돈을 떼이기도 하고, 내부 장식할 때도 중개인이 돈을 가로채 갔어요. 돈을 받지 못한 시공업자가 밤새 집 앞을 지키고 있는데, 어찌나 놀랐던지 한동안 남자들과 눈만 마주쳐도 심장이 마구 뛸 정도였지요.”
하지만 홍씨는 학생들 앞에서만은 여장부가 된다.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발 벗고 나선다. 학생들을 위해 공부를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홍씨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국내 대학원에서 특수교육학을 공부했고, 교리신학원 과정도 마쳤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
“아이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가르쳐보고 싶습니다. 비록 타지이긴 하지만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 도움 주실 곳 474525-93-112174 국민은행 예금주 홍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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