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느님, 레이리아의 주교님과 지극히 거룩하신 어머님을 통해 제게 이르신대로 당신게 순종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앞서 설명드린 두 부분에 이어 저희는 성모님 왼편 조금 위에서 불타는 칼을 왼손에 움켜 쥔 천사를 보았습니다. 칼로부터 타오르는 불꽃은 마치 온세상을 불태워버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 불꽃은 성모님의 오른 손으로부터 나오는 관채에 이르면서 잦아들었습니다. 천사는 오른 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참회하라 참회하라 참회하라』.
그리고 우리는 거대한 광채- 이 광채는 바로 하느님이셨습니다- 안에서 다음과 같은 광경을 보앗습니다. 「마치 사람들이 거울 앞을 지날 때 거울을 통해 보이는 것과 비슷한 것」이었는데 그것은 흰 옷을 입은 한 주교였습니다. 우리는 그 분이 바로 교황님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른 주교와 사제, 남녀 수도자들이 가파른 산으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그 꼭대기에는 껍질이 붙어있는 코르크 나무를 거칠게 패서 만든 큰 십자가가 있었습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그곳에 도착하기 앞서 반쯤 폐허가 된 커다란 도시를 지나셨습니다. 교황님은 고통과 슬픔에 짓눌려 떨리는 걸음걸이로 비틀거리시면서 길에서 만난 시신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산꼭대기에 도착하신 교황이 큰 십자가 아래 무릎을 꿇자마자 한 무리의 군인들이 총과 활을 쏴 쓰러지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주교와 사제, 남녀 수도자들, 그리고 여러 다른 지위와 직급의 평신도들도 마찬가지로 차례 차례 죽었습니다.
십자아의 양 팔 아래 두 천사가 수정으로 만들어진 성수 그릇을 들고 있었습니다. 천사들은 이 수정 그릇으로 순교자들의 피를 담아 하느님께로 나아가고 있는 영혼들을 향해 뿌렸습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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