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근화동 상중도 배터 입구에 세워진 「춘천대첩기념 평화공원」에 들어서면 아주 거대한 조형물을 만나게 된다.
지난 6월 26일 춘천대첩 50주년을 맞아 열린 평화공원 준공식에서 제막식을 갖고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중견 조각가 최홍록(스테파노)씨의 「고지의 깃발」이란 작품. 최씨가 작품에 재현한 춘천대첩은 6·25당시 국군 제6사단 7연대 장병과 시민, 경찰, 학생 등이 일치단결해 소양강 방어선을 구축하고 북한군 7000여명을 사살, 전차 18대를 파괴하는 등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 교두보를 마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소양강 전투를 말한다.
지난 2월 최씨가 「소양강 전투기념 조형물 현상공모」에 응모해 최우수작으로 당선된 후 5개월여에 걸쳐 설치 작업한 이 대작은 그 길이만도 50m, 높이 4m에 달하는 주 조형물과 포탄을 든 용사상, 위령비, 105㎜포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고지를 뺏고 뺏기는 치열한 소양강 전투와 나라를 지키려는 민(民)·관(官)·군(軍)의 단결된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는 이 작품들은 평화와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교훈들을 일깨워 주고 있다.
특히 주조형물 좌우측에 세워진 부조들은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평화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몸바친 이들의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담아 눈길을 끈다.
최씨는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동족 상잔의 비극을 기억하며 이제는 평화 세계 건설과 조국의 통일이 우리의 과제임을 알려주고 싶었다』면서 『나 또한 전후세대여서 상상력을 동원해 50년 전의 전쟁을 그련 낸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1981년 홍익대 미대 조소과와 1994년 미국 뉴팔츠 뉴욕주립대 대학원을 각각 졸업한 최씨는 지금까지 3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을 가져왔으며 한국 미협, 한국 조각협회, 광장회원 등으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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