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당신을 드러내시는 것을 ‘계시’라고 한다. 우리가 신앙인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드러내심을 믿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신앙은 계시를 알려주기도 하고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를 이성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을 ‘신학’이라고 한다. 신학에는 그리스도교적 즉 신앙인들이 바라보는 세계관과 우주관이 있다. 신앙인이 어떻게 살아가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이 인간학이다. 이것을 합쳐놓은 것이 신학이다.
하느님을 믿고 따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성경은 지침서이자 계시록이다. 계시하시는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 세계, 인간들은 하느님 사랑 안에 비추어서 창조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든 행위가 하느님 사랑이라는 개념 안에 포괄돼 있다. 2000여 년 전을 살아가는 신앙선조들의 모습과 세계관은 고대, 중세, 근세,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 변화하고 있다. 변화를 이루는 과정에도 ‘전승’은 이어진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들에게 ‘잘 다스려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인간들은 하느님의 뜻에 따르지 않고 인간의 뜻대로 자연을 다스렸다. 이때문에 마구 파헤치고, 쏟아내고 마치 인간이 하느님인 것처럼 자연의 모습을 바꿔버렸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곳인데, 인간중심적으로 생각하다보니 생긴 잘못들이 자연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이제 그 잘못에 대한 결과들이 인간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고대의 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었고, 중세에 와서는 창조주 하느님께서 인간과 함께 피조물의 일부라고 중시 여겼다. 하지만 근세에 들어오면서 산업이 발달되고,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자연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산업사회가 더욱 발전되면서 자연히 빈부의 격차가 생기게 되고 생태계가 파괴됐다. 소비지향적 물질주의와 과학중심주의 등으로 인해 생태계의 위기는 더욱 심각해졌다. 신앙인들도 여기에 일조를 한 바가 있다.
이에 따라서 많은 학자들이 교회를 비판하기 시작했고, 교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교회는 지구 파괴와 남용 그 자체를 죄, 불의, 범죄로 본다. 함께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것이다. 인간들은 창세기에 기록된 것처럼 ‘청지기’ 역할을 잘 지켜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지구온난화, 원전 위기 등으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하느님이 주신 재앙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 재앙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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