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부터 31일까지 열린 2011년 춘계 주교회의 정기총회는 ‘새시대 새복음화’라는 방향에 한국교회의 전체적인 공감대가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사목 방안들이 결정됐다는 의미를 가진다.
한국 주교회의 상설 사목 연구기관으로서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의 가동을 알렸고 청년복음화 교본이라 할 수 있는 청년교리서 완간이 승인됐으며, 또한 남북한 평화를 기원하는 ‘한반도 평화기원미사 봉헌’ 계획이 승인됐다. 기존 생명의 날을 5월 첫째 주일로 이동해 ‘생명주일’로 지내기로 한 내용 등도 논의됐으며 ‘어른입교예식’ 등이 승인됐다.
이번 주교회의 정기총회의 주요 결정 사안들을 살펴본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소장 임명
무엇보다 이번 총회 결과를 통해 눈에 띄는 것은 ‘소장 임명’ ‘운영 규정(안) 승인’ 등을 통해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의 본격적인 출범을 알렸다는 것이다.
지난해 추계 주교회의 정기총회를 통해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이하 사목연구소)의 설립 승인이 결정된 이후, 사목연구소는 지난 1월말 박선용 신부(서울대교구)를 부소장으로 임명, 조직 체제를 갖추는 등 연구소 가동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의 출발은 소장으로 임명된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주교회의 의장)의 표현대로 주교회의가 좀 더 ‘장기적인 비전’으로 미래 한국교회 사목 방안들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고심책이라 할 수 있다.
가톨릭신자 수가 500만 명을 넘고 있는 상황이지만 양적 증가가 급격하게 이뤄진데 반해 내적인 복음화가 뒤따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교회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의 사목적 방안 도출을 위한 주교회의 차원의 연구 기관 설립은 질적 복음화를 향한 ‘상설 연구 시스템 형성’이라는 면에서 고무적이다.
이번 사목연구소의 공식 출범은 특히 소장을 주교가 맡게 되면서 그 위상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연구소는 보다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정책 추진을 이뤄나갈 수 있게 됐다는 전망이다.
또한 제 사목 방안 연구와 함께 특히 사제들에 대한 평생교육 방안 연구를 사목연구소 주 사업 목적으로 명시한 만큼, 주교회의 차원의 사제 평생교육 방안이 실제적 발걸음을 내딛게 된 것도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청년교리서 완간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위원장 권혁주 주교)가 제출한 청년교리서 제7권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이 승인됨으로써 2008년부터 시작된 청년교리서 출판 작업이 마무리됐다. 이 같은 청년교리서의 완간은 기본적으로 청년들이 하느님 말씀에 대해 더욱 잘 접근할 수 있는 기본적 자료를 제공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또한 기본 교리서라는 면에서 다양한 청년사목 방안들 안에서 청년 복음화의 교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한반도 평화기원미사 봉헌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운회 주교)가 제출한 6월 17일 ‘한반도 평화기원미사 봉헌’ 계획 승인은 교회 내·외적으로 북한 문제와 관련, 갈등과 대결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한국 사회 안에서 그리스도교적 평화의 시각으로 남북 문제에 대한 분위기를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기획됐다는 의견이다. 이로써 주교회의 차원의 한반도 평화기원미사 봉헌은 지난 2003년 6월 22일 도라산역 광장에서 ‘민족 화합의 대미사’가 거행된지 8년 만에 이뤄지게 됐다.
생명의 날 이동
그동안 5월 마지막 주일에 시행되던 생명의 날이 가정의 달 시작이라 할 수 있는 5월 첫째 주일로 옮겨졌다.
이는 기존 생명의 날이 교회 행사 주일과 중첩됨으로 인해 생명의 날 고유 의미가 희석된다는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 생명운동본부(총무 송열섭 신부) 건의에 따른 것이다.
최근의 구제역 사태 등 환경·생명에 대한 중요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결정은 신자들에게 생명의 존엄성을 알리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보다 넓게 형성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이다.
어른입교예식 및 제 규정, 지침서 승인
주교회의 전례위원회(위원장 김종수 주교)가 제출한 「어른 입교 예식」(Ordo Initiationis Christianae Adultorum, Editio typica, 1972)을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사도좌 추인을 받기로 했으며, 주교회의 교육위원회(위원장 최기산 주교)가 마련한 「한국의 가톨릭대학교와 고등 교육기관에 관한 규정(안)」을 승인했다. 또한 「한국 가톨릭 학교 교육 지침서(시안)」와 「한국 가톨릭 유치원 교육 지침서(시안)」를 승인했다.
위원회 회칙 승인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이 법인으로 설립,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에서 분리됨으로써 마련된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회칙 개정안」이 승인됐으며 주교회의 생명 윤리위원회가 제출한 「생명윤리위원회 회칙(안)」 역시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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