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어려운 동작이지만 천천히 따라해보세요. 어머니! 배는 내밀지 마시고요.”
“응 그려. 자, 부채를 펴고 우아하게, 아이쿠…. 생각만큼 잘 안 되는구먼. 호호호호.”
3월 31일 오후 서울 마장동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성동노인종합복지관(관장 문경수) 강당. 흘러나오는 전통 음악에 맞춰 형형색색의 치마를 두른 20여 명의 여성들이 부채춤 배우기에 한창이었다.
이들은 윤혜미 강사의 손동작과 움직임을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열정으로 이마에는 어느덧 땀이 맺혀 있었다.
윤 강사는 “조금이라도 더 배우려는 어르신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하나라도 더 가르쳐 드리고 싶다”며 “어르신들을 통해 오히려 배우는 점이 더 많다”고 했다.
한국무용의 매력에 푹 빠진 이들은 성동노인종합복지관의 한국무용동아리반(반장 정경수). 이들은 매주 목요일이 되면 한국무용을 배우기 위해 복지관으로 향한다.
김이분(77)씨는 “한국무용을 배우고 난 후 주변으로부터 몸과 마음이 젊어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며 “병원에서조차 치료하기 힘들다던 관절병도 이제 많이 나았다”고 말했다.
한국무용은 이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하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과거에는 어머니, 아내의 모습에만 그쳐 있었지만 한국무용을 배운 이후로는 이들에게 무용수라는 이름이 하나 더 생겼다.
동아리에서 11년 동안 활동한 정경수 반장은 “한국무용을 배우며 내가 무용수로 다시 태어났다는 사실에 스스로에게도 자긍심이 생겼다”며 “이제 무슨 일을 하든지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어 늘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꾸준한 노력과 열정으로 이제 이들은 실력파 무용수들로 거듭났다. 2010년 서울 성동구 민속전통예술제에서는 2위를 했고, 2008년 서울시 민속전통예술제에서는 장려상을 받았다.
이들은 이제 재능이 된 한국무용 실력을 다른 이들과도 함께 나눈다. 한국 무용을 통해 생긴 행복함을 다른 이웃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복지관, 병원, 경로당 등에서 공연을 열고 있다.
이명숙(68)씨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가장 뿌듯한 것은 나 자신이 밝고 기쁜 모습으로 변한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소외된 이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더 많은 이들에게 행복함과 기쁨을 전해줄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한국무용을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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