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그렸듯이 김정일은 테러분자이며 호색꾼이고 난폭한 성격의 소유자인가?』
『실제로 그는 어떤 인물인가. 공식적인 권력 계승도 하지 않고 어떻게 김일성 사후 2년이 지나도록 권좌에 버틸 수 있는가?』
조영환(요셉) 교수의 책「매우 특별한 인물, 김정일」은 김정일에 대한 이러한 직접적인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필자의 이 같은 물음은 다음의 전제를 두고 전개된다. 즉, 『우리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곤 김일성의 대를 이은 북한의 최고 통치자라는 것 정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저술 동기는 단순한 호기심에 그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그의 말대로라면『북한 지도자의 심리적 속성까지 포함해 그를 전반적으로 연구한 책이 없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연구와 이해가 한반도 사정상 꼭「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김정일에 대해 연구하고 분석한 글이 거의 전무한 국내 사정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다른 책에서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내용들을 많이 다루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필자는 책 앞부분에서 남한 내 김정일 연구의 아이러니와 저자의 객관적인 접근 의지를 주지시킨다. 아울러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등 세계 주요 나라들의 김정일에 대한 시각을 비교, 종합하고 있다.
이어 지도자로서 김정일의 정치능력, 통치·경영능력 등을 그가 가진 신체적 질병과「대체 가능성」과 함께 다룬다.
「김정일의 인맥과 심리적 환경」, 그리고「김정일의 정치심리 분석」과 정신분석학적으로 그를 해부한 부분, 또한「다면적 인성검사」자료를 원용해 김정일을 연구한 내용 등은 단연 이 책만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정보라 할 만하다.
여기서는 김정일의 출생과 성장 배경, 성격 형성과 유형, 정신분석적 시각, 신체적 건강상태 등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필자는 중국 및 북한 전문가답게「김정일 이후의 북한 시나리오」와「대북한 준비론」을 덧붙였다. 부록에서는 김정일의 연대기와 1996년 총선 직전 북한의 판문점 군사시위 사건의 배경과 국내 정치에 끼친 영향 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이 세계 최초의 김정일 전문서로, 북한과 김정일 바로 알기의 출발점으로서 관련 학계의 인정을 받는 것도 이러한 내용의 참신성과 객관성, 현실성에 있다.
자타가 인정하는 김정일 전문가인 조 교수의 다양한 경력도 이 책의 무게를 더해준다. 그는 74년 최초로 동구와 소련, 중국과 북한을 방문한 이후 20여 년간 현지를 답사하며 관련 전문가들과 식견을 나누었다.
북한에 79년 당시 북한의 김달현 전 부총리와 동행하며 소련을 통해 또 한 차례 방문했고, 지난 92년 세 번째로 북한을 다녀왔다. 이처럼 오랜 외유 기간 동안 필자가 만났던 국내의 1백여 명에 달하는 북한 전문가들을 이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는 것도 북한을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조 교수는 작금의 탈북 러시가 크게 진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또 김정일 체제가 일부의 시각처럼 그렇게 단명하리라고도 예상하지 않는다. 북한 당국의 경계가 강화될 것이고, 북-미-중 3자의 정치적 역학 관계가 북한의 붕괴를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책 결론과 전망에서 오는 98년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를 전제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 있다.
『…(전략)김정일은 집착이 강하고 성취욕도 강하다. 평생 아부꾼들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의 업적을 칭찬해 주는 것도 좋다…(중략) 자기통제 훈련이 없었고 즉흥적이며 저돌적인 성격이다. 조심스럽게 대처하면서도 유리한 결정을 얻을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좋다(후략)』
미국 아리조나주립대학교 교수인 조 박사는 동독에서 최초의 미국 초빙교수로 일한 적이 있으며, 훌브라이트 교수로 4번 파견되었고 많은 국제 학술지에서 인정 받았다.
한국에서는 아태재단 사무총장으로 일하다 지난 95년부터 서강대학교 초빙교수로「미래학」과「통일대비론」을 가르치고 있다. 부인은 대구 효성가톨릭대학 남인숙(세레나)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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