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복자수녀회 서양 자수녀의「중국 가톨릭 박해사」를 12회에 걸쳐 연재한다.
예수회 회원들은 역경을 딛고 황제의 신임을 얻어 북경에 거주하게 되었으며 교세도 차츰 확장되어 갔다. 당시 서양 신부 14명과 중국 수사 6명이 있었다. 오랫동안 폐관자수 상태에서 생활해 온 중국인들 중에는 서양에서 들어온 천주교에 대하여 반감을 가졌었다.
남경교회는 매년 영세자가 백여 명이나 되었으며 교우들도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였다. 카타네오(郭居諍) 신부는 건강이 좋지 않아 마카오로 돌아가고 로카(羅如望) 신부는 1606년 남창으로 이동되고 바뇨네(王豊蕭) 신부가 남경으로 왔다. 남경성당에서는 성모회도 조직하고 마귀 들린 여자에게 마귀를 떼어주며 전 가족이 입교한 일도 있었다. 선교사들은 혼천의, 지구의 세계지도를 관리들에게 선물로 보내어 관리들과 친교를 맺었다.
마태오 리치 신부가 생전에 주장하기를 중국에서는 은인 완진의 방법으로 선교해야 된다고 하였다. 리치 신부가 서세한 후 선교사들은 리치 신부의 이런 선교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특히 바뇨네 신부는 공개적이고 급진적인 선교 방침을 쓰고 있었다. 바뇨네 신부는 남경성당을 크고 화려하게 짓고 백옥 십자가를 높이 달았다. 이러한 일들은 불교 신자들과 그 지역의 유지들로부터 시기심을 일으키기에 족하였다.
남경교난이 첫번째 교난이라 하지만 남경교난 이전에 광주, 조경, 소주, 남웅, 계림, 남창 등지에서 선교를 시작할 때 이미 목욕, 구타, 분훼, 무고, 감금, 구축을 당했다. 매년 민중과 그 지역의 유지, 이교도, 관부로부터 박해를 받았다. 세메도 신부에 의하면 남경교난 전에 이미 54건의 박해가 있었다고 하였다.
남경에 1615년 예부시랑으로 심최가 부임하였다. 심최는 평소 천주교에 대하여 나쁜 감정을 갖고 있었다. 심최는 박해를 일으키려고 1616년 5월, 1차 상소문을 만역제에게 올렸으나 회답이 없었다. 같은 해 8월에 2차 상소를 올리고 허락도 내리기 전에 7월 21일 어사 송광유에게 명령을 내려 남경의 선교사와 교우들을 체포하게 하였다. 군인들이 갑자기 성당을 포위하고 바뇨네 신부를 체포할 때 그곳에 교우 장채와 요약망도 있었는데 신부와 함께 순교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세메도 신부는 9월 1일 체포되었으며 중국인 종명인(세바스티안) 수사와 교우가 체포되었다. 종명예(요한) 수사는 항주에서 남경에 왔다가 체포되었다. 남경에서 체포된 사람은 모두 24명이다.
두 번째 상소를 올렸는데도 회답이 없자 심최는 초조하여 동년 12월에 3차 상소를 올림으로써 박해가 일어났다. 심최는 상소문에서 선교사들이 중국 각성에 산재해 있으면서 제사를 지내지 못하게 하여 교우들이 불효를 범하고 있으며 성당에 남녀가 한 곳에 모여 풍속을 해롭게 하고 역을 마음대로 개정하고 있으며 모반을 꾀하고 있다고 모략을 하였다. 옛날에는 역을 마음대로 개정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서양 선교사들이 역을 개정하여 중국인의 반감을 샀던 것이다.
심최는 불교도들로부터 뇌물로 은전 1만 냥을 받았다는 설도 있었다. 그가 천주교를 배척하기 위하여 파사집을 저술하였는데 그 속에 7명의 불교 승려들의 글이 14편이나 들어 있다. 이것은 유불 공동으로 천주교를 배척한 것이라 하겠다. 당시 중국 천주교의 3대 주석이라 할 수 있는 서광계는 변학장소를 지어 황제에게 올려 용감하게 천주교를 옹호하였다.
서양식으로 지은 남경성당을 파괴하고 관부에서 건축 자재를 가져가 다른 건물을 짓는 데 사용하였다. 성당 안에 있던 기물, 책, 성화 등은 모두 불에 태웠다. 심최는 성당 안에 안치해 두었던 실바 신부의 관을 끌어내어 부관하는 모욕을 주었다. 동양에서 부관은 더할 수 없는 모욕이었다. 이때 실바 신부의 시신은 조금도 부패하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과 같아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이 모두 뒤로 물러섰다 한다. 교우들은 실바 신부의 시신을 거두어 정성껏 매장하였다.
심최는 바뇨네 신부와 세메도 신부를 직접 심문하였다. 바뇨네 신부는 고문을 많이 당해 일어서지도 못하였으며 세메도 신부는 당시 병중에 있어 다행히 장형을 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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