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입학할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는 새해부터 부모도 어린이도 기대와 설레임으로 3월의 입학식을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취학 연령이 된 장애어린이의 부모는 어느 때보다 많은 생각과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지낸다는 것을 우리는 모르고 있다. 우리의 이웃에는 유치원으로부터 거절을 받고 의무교육의 기회만을 기다리며 자신의 자녀가 정상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특수치료센터 등을 다니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지내는 장애어린이의 부모가 있다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장애어린이를 위한 특수학교만이 그들의 교육 기회를 해결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장애어린이의 부모들 대부분은 그들의 자녀가 통합교육의 장에서 특수교육을 받으면서 동시에 비장애 어린이들과 생활하기를 원한다. 함께 하는 삶이 전제되지 않은 분리교육은 장애어린이가 자주적 성장을 하여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고 있다.
더불어 교육을 받는 데에 가장 큰 걸림돌은 학교 조직의 개편, 시설 구조의 변경이나 재정적 부담이 아니라 편견과 무관심이다. 장애어린이는「정상적」어린이의 행동과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피상적인 생각으로 어른들은 그들의 자녀가 장애어린이와 함께 하는 것을 꺼린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 사고방식이다. 우리는「어떤 사람을 장애인이라고 하는가?」,「나의 자녀가 장애를 가지면 어디에서 교육을 받으면 좋을까?」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해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질문이 결코 나와 무관한 것은 아니다.
일반학교 교사들이 특수교육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있다 하더라도 장애를 가진 어린이를 만나지 못하면 통합교육의 문제점과 해결점을 위한 거론은 탁상공론에 불과하게 된다. 인식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만남의 시도가 시급하다.
서류 분류를 하듯이 사람을, 더구나 어린이를 분류해서 정해진 자리에 넣어 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 이기주의와 개인 중심이 팽배하는 사회현상에 위기를 느끼는 부모들이라면 자녀가 그런 현상에 희생이 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시도해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린이는 어릴 때부터 자기와는 다른 모습과 행동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배워야 한다. 어른은 어린이가 편견을 가지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되지 않을까.
통합교육의 문이 열려 있어 장애어린이의 부모가 걱정없이 자녀를 입학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될 때, 우리는「함께」의 의미를 아는 사회에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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