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는 제게 단순한 국립종합대학교가 아니었습니다. 관악산의 높은 정기가 제가 이루려는 의지였고 그 높고 험함이 제가 살아온 길이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제겐 관악대학교였습니다』
최근「관악대학교」(예은 간)란 이름으로 책을 펴낸 구웅회(프란치스꼬·51)씨는 지극히 평범한 한 시골의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맨주먹으로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힘들게 앞만 보고 달려온 보통 아버지들 중의 한 사람이다.
그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자식들이 서울대학교를 들어가 주길 원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젊은 시절의 고생을 보상 받으려는 학벌 지상주의에서만은 아닌 듯하다.
구씨는 이 책에서 자신의 파란 많았던 인생역정을 상당히 세련된 문체로 구구절절이 풀어나가고 있어 일견 자전적 이야기들임을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솔직담백한 고백들은 궁극적으로 자녀 교육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과 실천 방법으로 모아진다.
그는 자신을「재수생+삼수생=오수생 부모」의 등식을 지닌 사람이라고 자칭한다. 성적 부진에 대한 자책으로 인한 큰 아들의 가출, 집단 패싸움에 이은 작은 아들의 학교 중퇴, 꼴찌나 다름없는 최하위권의 성적 등 흔히 문제아라고 부를 수 있는 두 아들을「서울」, 자신이 일러「관악」이라 부르는 국내 최고 대학교에 보내기까지의 곡절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자식들의 수험생활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뙤약볕에 돌덩이를 지고 오르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돌덩이를 집어 던지고 그만 그늘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좌절의 연속이었지만 그는 결코 포기할 수 없었고 이런 과정을 거쳐온 끝에 구씨는 다른 많은 수험생들과 부모들에게 조금은 할 이야기를 갖게 되었다. 그가 두 명의 아들과 함께 나름대로 힘들고 어려웠던 긴 터널을 지나오기까지는 결코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자식에 대한 끝없는 관심과 애정,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했다.
그는『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부모가 먼저 부모되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평소 부모의 성실한 생활 태도나 진실된 삶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훌륭한 교육이라는 것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경기도 일산에서 부동산 중개업과 편의점을 운영하는 구웅회씨는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이지만 적어도 자신에 대한 관리에 있어서는 철저하다.
인격 수양과 자녀 교육을 위해 요가, 마인드콘트롤, 단식, 명상, 단전호흡, 현미 채식, 속독법, 기억법 등을 스스로 체험하고 그것을 아이들에게 권장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배려했다.
『만일 제가 아이들을 문제아로 판단하고 그럭저럭 남들 반 만큼이라도 해 주었으면 하고 포기했다면 아이들이 지금처럼 당당한 모습은 못 됐을 겁니다』
구씨는 교육자나 교육 관련 전문가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 주위에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사람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그가 두 자식의 방황을 옆에서 지켜보고 그들을 격려함으로써 얻은 결과를 적은 이 책은 오늘날 같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많은 부모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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