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모본당이자 한국 가톨릭의 상징이랄 수 있는 명동성당은 서울대교구 신자뿐 아니라 전국에서 혹은 서울을 찾은 외국인 신자들의 발길을 모으는 곳이다.
◆명동성당의 특수성
이러한 명동성당의 특수성은 본당 신자들의 활동과 봉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 면에서 명동본당에는 타 본당에서 찾기 어려운 활동단체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미사 안내와 각종 유인물 배부 등의 역할을 맡는「안내선교회」역시 명동의 특이성으로 출범하게 된 단체 중 하나다.
5년여째 명동본당 안내선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도희(데레사)씨. 그는 거의 주말을 잊고 산다. 대개 많은 직장인들이 생활의 고단함을 주말의 휴식을 통해 씻어버리곤 하는 데 비해 김씨는 주일 하루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꼬박 성당에서 봉사하는 일로 지낸다.
지난해 안내선교회 회장을 역임했던 김씨는『오히려 평일보다 주일이 시간을 내기가 쉽겠다는 생각으로 안내선교회 활동을 시작했다』면서『그래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회원들의 양해를 얻어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여유 있는 웃음을 보인다. 회원은 10명 정도. 주일 하루를 다 비워야 하는 봉사의 성격상 회원들은 모두 미혼 청년들로 구성돼 있다.
『중요 미사가 자주 거행되고 외부 신자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적절한 안내가 없으면 전례 진행이 원활하지 않게 될 수도 있고 결국 미사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환자 간호·병원 수송도
주일 평균 다섯 대 신자들의 미사 참례를 돕는다는 김씨는『미사를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정성된 마음으로 봉헌할 수 있도록 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내선교회의 활동이 무척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부족하지만 자신의 친절로 다른 신자들이 전례에 잘 참여하게 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자신들의 안내를 이해하지 못하고 간혹 얼굴을 붉혀오는 신자들과 부딪히게 될 때 반대로「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미사 중 쓰러진 이를 병원까지 안내하고 보호자가 되어 치료를 받게 했던 일, 그 후 그 신자가 건강한 모습으로 미사에 참례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는 그는 지난 94년 김 추기경이 미사 도중 괴한의 습격을 받았던 일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건으로 꼽았다.
오랫동안 미사 안내를 하다 보니 김씨가 목격하게 되는 신자들의 미사 참례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강론 시간에 주보를 읽는다거나 미사 시간을 훨씬 넘긴 시각에 쇼핑백을 한아름 들고 나타나는 등 그리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고 들려준다.
주일 성당에 가서 봉사하는 것은 이제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고 덧붙인 그는 앞으로 결혼하기 전까지는 계속 애정을 갖고 활동을 계속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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