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공보관 김홍래(라파엘·43)씨는 한국 주재 외국 대사관의 전문 직원으로서보다 이미 30여 종을 넘어선 번역서로 출판계에서는 상당히 유능한 번역가로 인정 받고 있다.
그는『한 권의 책을 가장 잘 읽는 방법은 그 책을 번역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번역은 그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 맥락과 배경까지도 깊이 있게 파악, 습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 2년간 유학
그가 처음 번역작업을 시작한 것은 서광사의 어린이를 위한 철학동화 시리즈에서부터이다. 철학 전문 출판사인 서광사의 김신혁 사장이 아동용 철학 우화를 출판하기로 기획, 김홍래씨에게 그 번역을 전담시켰던 것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30여 권의 시리즈 중 19권을 번역했고 이후 교회 내외의 여러 출판사들을 통해 번역 일을 계속해 왔다.
그는 이탈리아어에 능통하다. 젊은 시절 자신의 정신세계를 이끌었던 포콜라레를 통해 배웠다. 80년대 초 그는 포콜라레에서 실시하는 2년 과정의 유학 기간을 이탈리아에서 보냈다.
85년 귀국한 그는 나름대로의 복음적 삶을 위해 노력하면서 활동을 해왔고 88년 초에는 이탈리아 대사관 직원으로 입사하게 된다. 대사관에서 그의 주된 역할은 말 그대로 공보 즉 홍보 담당 요원이다. 이탈리아 문화와 역사, 언어의 우수성을 외국에 알리기 위한 것이다.
◆별도 작업실 마련
근무 시간은 비교적 여유가 있다. 오전 8시 30분경 출근해서 3시에서 5시 사이에 퇴근하고 토요일은 휴무이다. 금요일 근무를 마치고 난 그는 집엘 들렀다가 경기도 광주에 마련한 자신의 작업실을 찾는다. 여기서 일요일까지 집중적으로 번역을 한다.
본격적인 번역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지가 7∼8년, 그동안 번역해 낸 책의 종 수가 대략 30여 권이 넘으니까 매년 대여섯 권 분량의 번역을 해온 셈이다.
◆이제는 내 글을 쓰고 싶다
그는 이제 다른 이의 글을 번역해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의 삶과 신앙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직접 집필하고 싶은 것이 하나의 소망이다.
그 중의 하나가 한국 순교 성인의 삶에 대한 것이다.『이미 우리들에게는 성인이 있지만 때로는 그들에 대한 기록이 너무나 영웅주의적인 느낌을 받습니다. 당시 조선 사회에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이고 이를 내적으로 육화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그가 번역작업을 할 때마다 두뇌이는 몇 가지 원칙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는『성 바오로 사도를 기억하라』즉『성 바오로 사도가 쓴 서한들은 지금까지도 인간 구세사의 기록으로 모든 이들에게 읽혀지고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아무리 작은 글이라도 정성을 모두 담는다면 좋은 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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