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지난 1월 27일 천주교 용어위원회(위원장=박정일 주교)가 주교회의 1995년 봄 정기총회 이후 지금까지 심의작업을 해온 용어들을 최종 확정,발표했다.
주교회의 상임위는 이날 교회 용어 89개와 전례복과 전례 용구에 관한 용어 49개, 미사 통상문 개정과 더불어 바뀐 용어 1백67개를 확정, 발표했다.
가톨릭신문은 주교회희 상임위가 확정, 발표한 교회 용어들을 신자들의 바른 교회 용어 사용과 이해를 돕기 위해, 시리즈로 전재한다.
■ 그리스도교, 개신교, 프로테스탄트
「기독교」는「그리스도교」의 한자 음역을 줄여 쓴 말이므로, 비록 프로테스탄트 교파를 지칭할 때라도 이를 피하고「그리스도교」라는 용어를 쓰기로 했다. 「가톨릭」과 대비하여 갈라져 나간 그리스도교 형제들을「프로테스탄트」라고 하되, 그들에 대한 예우가 필요한 때에는「개신교」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또「구교」「신교」라는 말은 쓰지 않기로 했다. 다만「구 교우」또는「구 교우 집안」이라는 말은 여러 대째 내려오는 가톨릭 교우나 그 집안을 일컬어 쓴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 유다인
야곱의 아들「유다」에서 유래하는 용어들은「유다인, 유다국, 유다 민족」으로 써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하므로,「유태인, 유대인」은「유다인」으로 바꾸어 쓰기로 했다.
■ 예비신자
「예비자」라는 말은 모든 일에서 준비를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으므로, 신자가 되려고 입교 준비를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정확한 용어인 「예비신자」를 사용하기로 했다.
■ 거주 미상자
본당 사목과 공식 통계 등에서 사용하는「행방 불명자」라는 용어는 법률상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불명」이라는 말도 부정적인 인상을 주므로「거주 미상자」로 하기로 했다.
■ 죽은 이
사목문서 등에서 사용하는「망인」(망인대장 등)이 라는 용어를「죽은 이」로 바꾸기로 했다.
■ 세례명
「본명」은 가장 정확한 표현인「세례명」이라고 하되,「영명축일」등의 용어는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본명」이라는 말은 쓰지 않기로 했다.
■ 박해, 교난, 군난
이미 정착된「박해」라는 용어를 쓰기로 하되, 특정한 역사적 사건을 기술할 때에는「교난」「군난」(Persecutio)과 같은 말도 함께 쓰기로 했다.
■ 금식재, 금육재
단식, 절식 등은 일반적인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어, 참회 교행의 한 형태인「대소재」라는 말을 Ieiunium은「금식재」로, Abstinentia는「금육재」로 바꾸기로 한 기존의 결정(1967년)을 재확인했다.
■ 공복재, 공심재
영성체 전에 적어도 한 시간 동안은 식음을 삼가야 하는 것(교회법 제919조)을 가리키는 말로「공복재」와「공심재」를 둘 다 사용하기로 했다.
■ 재정 담당
당가, 관리국장, 경리, 경리 담당, 재무, 재무 담당이 라는 말은 그 조어법이 적절하지 않으므로「재정 담당」이라고 하고, 해당 조직이나 기구의 직제에 따라 「담당」이라는 자리에 그 직위 등을 쓰기로 했다.(예:재정국장)
■ 베드로 성금(Peter’s Pence)
영국에서 시작된 관행으로 본래 기부금 또는 세금의 성격을 띤 것이었으나 1534년에 끝났으며, 비오 9세 때 교황령 붕괴 이후 재정난 때문에 Peter’s Pence를 다시 인정하고, 라테라노조약 이후 지역 교회의 자발적인 헌금으로 이어졌다는 역사적인 배경에 따라, 이를「베드로 성금」이라 하기도 했다.
■ 사도좌, 성좌, 교황청
국제 사회에서「사도좌」의 속칭으로「성좌」라는 말을 써오던 관례를 존중하되,「성청」이라는 말을 쓰지 않기로 하고,「Curia Romana」는「교황청」이라 하기로 했다.
■ 추기경회의, 추기원회의(Consistorium)
교회법전에서「추기원회의」로 옮겼으나 현재의 추기경단은 추기원 시대의 상황과 다르므로, 교회 안팎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추기경회의」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역사적인 기술에서는「추기원회의」를 쓰기로 했다.
■ 부교구장 주교
「부주교」를 주교가 아닌 직위로 혼동할 수 있어,「부교구장 주교」로 사용키로 했다.
■ 교황청 순시자
「교황청 순시관」「사도좌 파견 조사관」을「교황청(사도좌) 순시자」로 사용키로 했다.
■ 보편 사제직
직무 사제직에 대비되는 말로「세례 사제직」을 쓰기는 시기상조일 뿐 아니라 다른 오해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모든 신자들이 세례로써 받는 사제직을「보편 사제직」이라 하기로 했다.
■ 그리스도의 적, 거짓 그리스도(Antichristus)
「가 그리스도」「적 그리스도」「반 그리스도」등은 우리 말 어법에 맞지 않으므로,「그리스도의 적」또는 「거짓 그리스도」라 하기로 했다.
■ 강생(Incarnatio)
이 용어에 대한 대희년 주교특별위원회의 문제 제기를 논의하고, 성자께서 사람이 되심을 가리키는 용어는「강생」이라 하고,「육화」라는 말은 되도록 쓰지 않기로 했다. 일반적인 의미의 incarnatio는「체현」「구체화」와 같은 말로 쓰기로 했다.
■ 종말(Eschaton)
Eschaton은 단수로 쓰면 궁극, 마지막, 모든 것을 완성하시는 하느님 자신을 가리키고, 복수로 Eschata라 하면 종말 실재(천당, 지옥, 영원한 생명 등)와 종말 사건(재림, 심판 등)을 가리킨다.「그리스도와 더불어 이미 왔지만 아직 오지 않은」Eschaton을「세」자가 들어가는 말로 가리키면 그 의미를 축소시킬수 있어「종말」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결정했다.「세말」이라는 말은 세상의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쓸 수 있다.
■ Redemptio, Salvatio, Redemptor, Salvator
「구원, 구속, 속량」「구원자, 구속주, 구세주」를 함께 쓰기로 했다.
■ 교만, 인색, 음욕, 분노, 탐욕, 질투, 나태(칠죄종)
「교오」는「교만」으로,「간린」은「인색」으로,「미색」은「음욕」으로,「탐도」는「탐욕」으로,「해태」는「나태」로 바꾸기로 하고,「분노」와「질투」는 그대로 쓰기로 했다.
■ 신앙 감각(Sensus Fidelium, Sensus Fidei)
공의회 문헌 등에 나타난 이 용어의 의미(성령께서 신앙문제에 대해 신자들의 직관적 인식과 판단을 인도해 주시는데, 그 덕분에 신자들은 그들이 체험하고 있는 영신적 현실에 대해 아주 심오한 내적 이해를 향유하게 된다)와 관련하여,「믿는 이들의 공통 이해」,「공통 신앙 이해」,「신앙 동의(일치)」「신앙감」등의 용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다음, 둘 다「신앙 감각」이라는 용어로 사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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