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징집됐던 할머니들의 애환을 소재로 그려온 위안부 출신 화가 강덕경(별따) 할머니가 2월 2일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9세.
1929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유아세례를 받고 신앙인이 된 강씨는 1944년 여자근로정신대 1기로 일본 후지코시 비행장으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했다.
해방 후 귀국한 강씨는 지난 92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집단 거주지인「나눔의 집」에 살면서 이들의 애환을 담은「빼앗긴 순정」「책임자를 처벌하라」등 2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강덕경 할머니의 영결식은 2월 4일 오전 9시 서울 중앙병원에서 남동생 병희씨(66세) 유족 4명과 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 회원들과 진관 스님, 김원용 전 국회의원, 일군 위안부 출신 김순덕 할머니 등 1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진행됐다.
또한 2월 4일 오전 11시 반경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강덕경 할머니를 기리는 노제가 위안부 출신 할머니 20여 명과 정신대문제 관련 단체 회원 1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일본 대사관 정문 앞에 밤 대추 등으로 간단하게 젯상을 차린 참석자들은 강 할머니의 영전에 분향을 한 뒤 윤순녀(수산나) 정대협 대회협력위원장의 추도사로 노제를 지냈다.
윤씨는 추도사에서『일본 정부는 정신대 할머니들을 「공창」으로 부르는 등 갈갈이 찢기고 시궁창 속에 버려진 강 할머니에게 다시 한 번 비수를 꽂았다』며 일본 정부를 비난했다.
이날 강 할머니와 같은 위안부 출신의 이용수 할머니(69)는『강 할머니는 일제에 짓밟히기 전인 15세의 꽃같은 모습으로 하늘나라로 갔을 것』이라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한편 강덕경 할머니의 시신은 장지가 마련되지 않아 백제 납골당에 안치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강덕경 할머니는 생전에 고향인 경남 산청 땅에 묻히는 것이 소망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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