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초롱」이 피어나는 강원도 양구군 대암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해안마을.
제4땅굴이 발견된 민통선 지역이라 일반인 출입이 자유롭지 못해 청정지역으로 보존되고 있는 이곳의 자연산 고랭지 채소와 나물들은 전국에서도 그 맛이 으뜸으로 소문 나 있다.
해안마을은 또 땅이 기름지기로 유명하다. 인구가 얼마 안 되는 반면 논이 5백50핵터, 밭이 1천3백 핵터나 돼 절대 연작을 하지 않는다. 한 번 추수를 한 논밭은 보통 2~3년을 묵혔다가 경작을 하기 때문에 비옥한 토질을 유지할 수 있다.
기름진 땅과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환경 때문인지 몰라도 해안마을 주민들은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저농약 재배와 유기농을 하고 있다.
해안공소(회장=박평묵) 신자들은 올 겨울부터 처음으로 생협활동을 시작, 도시 본당에 이곳 특산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유는 단 하나 공소 유지비를 조달하기 위해서이다. 30여 명의 신자들이 십일조를 꼬박꼬박 바쳐왔으나 이것만으론 공소를 유지하기에 부족해 농한기인 겨울을 이용, 수도권 지역 성당을 찾아다니며 고랭지 채소를 팔고 있다.
해안공소 신자들이 특산물로 팔고 있는 것은 대암산에서 직접 채취한 자연산 고사리, 취나물, 얼러지, 두룹, 다래순 등으로 이것들은 서울 가락동 농산물 시장에서 최상품으로 팔리고 있다. 성당 판매 가격도 시중 물가보다 저렴해 고사리의 경우 1kg당 7천 원, 취나물은 3천 원에 내놓고 있다.
도시 신자들에게 인기 있는 또 다른 특산물은 바로 감자와 두태류(콩류)이다. 해안공소 감자는 4월에 파종, 9~10월이 돼야 수확하기 때문에 작황 기간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길어 맛이 좋다. 아울러 오랜 기간 동안 성장하면서 햇볕을 받기 때문에 녹말이 풍부하다. 두태류도 마찬가지.『비록 일조량이 많지 않아 콩들이 작고 윤기가 흐르지 않지만 맛 하나는 보장한다』는 공소회장 박평묵(레오)씨는『이곳에서 재배한 콩으로 만든 메주도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요즘 도시 사람들은 맛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먹으려 해 우선 크고 보기 좋은 것부터 찾는다』면서『농약을 과도하게 치지 않고서는 절대 잘 생기고 큰 것을 재배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해안공소가 가장 자랑하는 고랭지 채소는 바로 배추와 무. 해안의 배추와 무는 가락동 농산물 시장에서 배추 시세를 좌우할 만큼 최상급이다. 이밖에 치커리 등도 재배하고 있다.
이곳의 배추와 무가 63빌딩 한식부와 같은 서울 유명 식당에서 파종 기간 때 계약할 만큼 유명한 까닭은 천혜의 자연 때문이다.
해발 4백50미터 분지에 자리 잡고 있는 해안마을은 봄 무의 경우 5월 말에서 6월 초순까지 파종해 8~9월에 수확하고, 배추는 6월 초나 말부터 심어 9월 초에 수확한다. 극심한 일교차와 덥지 않은 여름 때문에 최고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키가 작고 알차 씹을수록 고소함이 우러난다』는 박평묵씨는『배추와 무 파종 시기 때 전국 본당에서 밭떼기로 계약하거나 수확기 때 주문하면 배달까지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주문처=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현2리 해안천주교회, (0364)481-0745 공소, 481-0936 박평묵 공소회장
*본당이나 지역의 특산물 소개를 원하시면 본사 편집국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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