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맺음말
참고 사항 2: 빵과 포두주가 거룩한 변화로 성체성사가 되는 조건
유일한 조건은 주례 사제의 지향이다. 사제는 성품성사를 받아 제관으로서 미사를 거행할 자격과 권리를 부여 받고 첫 미사를 봉헌하기에 앞서 첫 미사만이든 아니면 사제로서의 전 인생 동안 봉헌하는 미사이든 자신이 주례하는 미사에서 빵과 포도주가 거룩한 변화로 성체성사가 될 수 있는 조건을 위해 각자 지향을 택하기 마련이다. 예로써 제단 위에 놓여 있는 빵과 포도주만이라는 조건이라든지 제단의 성체포 위에 놓여 있는 빵과 포도주만이라는 조건이 그것이다.
그런데 제단 위에 놓여 있는 빵과 포도주만이라 할 때에도 실수를 하게 되는 경우들이 발생할 수 있다. 가령 첫 번째 경우 주례 사제가 성체성사 제정의 기도를 바치고 난 후인데도 제단에서 봉사하는 이들이 뒤늦게 제병으로 채운 성합을 놀려 놓았는데 미쳐 그 사실을 모르고 있던 주례 사제가 이미 거룩한 변화가 이루어진 성체와 함께 그 제병들을 성체로 착각하고 분배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경우 제단에서 봉사하는 이들이 제단 옆에 바짝 붙여 놓은 탁자 위에 성체성사로 쓰일 빵과 포도주를 올려 놓았지만 주례 사제가 개인적으로 지향을 가진 적도 없는데도 다른 성체 분배자들이 의식 없이 그 제병들을 성체와 함께 나누어 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확실한 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성체로 확인된 상태에서 분배해 줄 수 있는 성체포 위의 빵과 포도주만이라는 지향이 그것이리라. 이러한 조건이 채워질 때 의심스럽거나 애매모호한 상황은 결코 발생하지 않게 될 것이다.
참고 사항 3: 성체를 받아 먹는 방식에 대한 이해
신자들이 성찬 안에서 의아스럽게 생각할 만한 것이 두 가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성체를 나누어 받는 방식 즉 입으로써인가 혹은 손으로써인가 하는 문제와 성혈의 나눔문제가 그것이다. 먼저 나누어 먹는 방식에 대해서 정리해 보겠다.
역사적으로 동방교회 공동체나 서방교회 공동체나 매 한가지로 성찬을 입으로써 받아 먹었다. 그러나 이유는 각기 달랐다. 서방의 경우 누룩이 없는 빵으로 만든 가볍고 작은 면병을 축성해 온 것이 일상적인 것이었는데 실제로 다양한 신체 조건을 가진 사람들의 입장에서 가볍고 작은 성체를 손으로 받아 먹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었기에 사제가 직접 신자들의 입에 넣어 줌으로써 받아 먹게 하는 것이 관습화된 것이고 동방의 경우 일반적으로 성체와 성혈을 함께 나누어 먹는 양형 영성체를 해왔는데 그 방식은 사제가 성혈에 적신 성체를 신자들의 입에 넣어 줄 수밖에 없었던 관습 때문이다.
그런데 예루살렘의 교부 성 치릴루스가 전하는 바에 의하면 성찬은 이미 초창기 교회 공동체에서부터 손으로 나누어 먹었다는 것이 확인된다. 따라서 성체는 손으로 나누어 먹는 것이 교회의 원래 전통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오늘의 우리들 입장에서 성찰해 보면 3가지 점 때문이었던 걸로 짐작할 수 있다. 첫째, 위생상의 편의이고 둘째는 이미 성년인 사람들의 식사 방식이라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그야말로 성체 즉 그리스도의 몸을 취하는 데 최대의 경의와 흠숭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어쨌든 아직도 성체를 입으로만 받아 먹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신자들이 있다면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나누어 먹어야 할 주님의 몸을 언제까지 성장이 중지된 유아들처럼 먹여 주기만 바라는가? 입이 손보다 더 청결하다는 것인가? 손으로 받아 먹으면 결코 겸손하지 않다는 것인가?
이제 성혈의 나눔문제를 생각해 보겠다. 우리 주님의 말씀과 초대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실천상 성체와 성혈은 함께 나누는 것이었다. 그리고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도「교황청이 규정한 경우, 두 가지 형태 즉 주의 몸과 피의 배령은 주교의 판단에 따라 성직자, 수도자, 및 평신도에게도 허락할 수 있다. 예컨대 서품자가 자기 서품미사 중에, 허원자가 자기 허원 미사 중에, 영세자가 영세 후에 즉시 거행되는 미사 중에 배령되도록 허락할 수 있다」(전례헌장 55항)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공의회는 성체와 성혈의 동시 배령문제를 거론하면서도 이전의 전통 즉 트렌트 공의회는 어떤 한 형태의 모습으로도 주님은 완전하게 현존하시고 또 성사로써 드러나신다고 밝혔던 것이다. 요컨대 성체 배령만으로나 성혈 배령만으로 성찬의 나눔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체와 성혈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경우가 되면 더욱 좋으나 그렇게 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한 가지 형태만의 성찬 나눔을 하는 것이 교회가 현재 행하고 있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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