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청년대회 때의 일이었습니다. 트럭 수용인원의 한계로 인해, 소신학생들과 작년에 다녀온 청년들은 양보해주기를 청하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리곤 새로 선발된 청년들을 데리고 룸벡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으며 인원을 파악해보니 소신학생 한 명이 몰래 트럭을 타고 온 것이었습니다. 제가 나무라자 그는 바로 “신부님 그냥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말하곤 사과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의 표정은 이미 차를 타고 왔으니 그냥 함께 가자는 말로 들렸습니다. 너로 인해서 다른 청년들의 여정이 힘들어지니까 안 된다. 그리고 다른 소신학생들은 이미 양보했는데 너만 따로 데려갈 수는 없단다. 나의 판단을 존중해 주렴. 차비를 줄 테니 다시 돌아가라…. 순명을 배우렴. 그러자 그는 끊임없이 용서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래, 용서해 줄 테니 돌아가렴. 그리곤 그에게 차비를 주고 룸벡에 내려둔 채 이롤로 향했습니다.
이롤에 도착해서 저녁때가 되었을 때 청년회장이 찾아와 “그 신학생이 이롤까지 왔는데 등록을 해주어야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를 만나러 가니 “신부님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무릎을 꿇으며 청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돌아가 달라고 말하지 않았니?”라고 또 나무라자, “신부님은 강론 때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너는 지금 나에게 용서를 청하는 것이 아니라 용서를 빌미로 나를 협박하고 있는 것이야!”라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너는 나의 판단과 부탁과 명령을 따르지도 존중하지도 않으면서 ‘단지’ 용서만을 청하는구나!”하고 말했지만 그는 “신부님은 그동안 이웃을 끝없이 용서해 주라고 가르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왜 저를 용서해 주지 않으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의 불순명과 영악함에 치를 떨었고, 그는 용서에 인색한 신부님이란 생각에 분개했습니다.
그 후 그를 불러 용서는 청하기만 하면 그냥 얻는 ‘공짜’로 생각해서는 안 됨을 일깨워 주었지만,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깊은 고민에 싸이고 말았습니다. 하느님의 무한한 연민과 사랑은 인간을 끊임없이 용서하심으로써 인간을 새롭게 만들어주시지만, 그 ‘용서의 기능’만을 믿고 방자한 죄를 짓는 인간은 구원의 길에서 스스로 멀어질 수밖에 없음을 헤아리게 됩니다.

주님, 어떻게 할까요….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
◆ 수단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봉사자를 찾습니다.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는 수단 아강그리알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구 수단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평신도 봉사자를 찾고 있습니다.
신체 건강하고 독실한 신앙심을 가진 이는 누구나 봉사의 문을 두드릴 수 있습니다. 특별히 현지 주민들의 건강을 돌볼 간호사 등 의료인, 공소 등 건물 설비와 전기시설 분야 자격증을 갖고 있거나 관리 경험이 있는 신자, 농업 분야 경험자 등의 동참을 기다립니다. 봉사 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은 복음화국과의 논의를 거쳐 결정합니다. 뜻 있는 신자들의 관심을 청합니다.
※ 문의 031-244-5002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수단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도움주실 분 031-244-5002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후원계좌 03227-12-004926 신협 (예금주 천주교 수원교구)
※수원교구 아프리카 수단 선교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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