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차례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호소에도 정부는 여전히 귀를 막고 듣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4대강 사업으로 죽은 생명들에 대한 비통함을 안고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8일 오후 서울광장. ‘4대강 되찾기 범 종단 성직자 선언 및 생명·평화 기도회’(이하 생명·평화기도회)의 사회자인 개신교 김희헌 목사가 광장에 모인 종교인들 앞에 서서 간절하게 호소했다.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범 종단 연대회의가 주최·주관한 이날 생명·평화 기도회는 행사 내내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모인 종교인들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생명을 꼭 지켜내겠다”며 비장함을 보였다. 성공회 박경조 주교는 생명·평화 기도회 인사말에서 “인간의 탐욕이 재앙을 낳고 있다. 가장 존귀하고 가치 있는 생명을 경시하는 4대강 사업을 막는데 종교인들이 끝까지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이날 천주교 측 발언을 맡은 양기석 신부(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 총무)는 “막무가내식의 성급한 4대강 사업으로 그동안 강 속에서 살아가는 뭇 생명들과 인간 생명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정부는 모른 척하고 정치인들은 외면하고, 언론은 침묵하고 있다”며 “아무리 훌륭한 국책사업이라도 생명을 죽이는 사업은 무의미하며, 우리 종교인들이 나서서 생명과 평화의 가치가 흘러넘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종교인 10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기도회에는 생명을 위한 타종을 시작으로 각 종단 발언과 예식, 생명의 강을 위한 노래, 종교인이 함께 부르는 노래, 생명 평화 행진 등이 마련됐다.
지난해 말 발행된 ‘환경에 대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지침서’ 7항에서는 4대강 사업은 대표적인 난개발이며, 생태계에 어떤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반환경적 계획이라 규정하고 있다.
■ 4대강 되찾기 범 종단 성직자 선언문
1. 우리 종교인들은 생명과 평화의 가치가 흘러넘치는 생태복지국가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앞장서 노력할 것이다.
2. 우리 종교인들은 흐르는 강과 그 생명의 역동성을 믿으며 그 믿음으로 생명의 강을 다시 흐르게 할 4대강 복원운동과 그 일환으로 물이용 부담금 폐지 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3. 우리 종교인들은 앞으로 모든 선거에서 4대강 토건 사업을 지지하는 반 환경, 반 생명, 반 평화 인물을 퇴출시키는 데 뜻을 모을 것이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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