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는 8일 오후 4시 대구대교구청 본관 앞에서 ‘100년의 은인’ 서상돈(아우구스티노·1850~1913) 선생의 흉상 제막식을 가졌다.
교구의 기초 마련에 헌신했던 서상돈 선생의 공로를 기리고자 마련된 이번 흉상 제막식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전임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신자, 서상돈 선생의 후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시작기도 ▲취지 설명 ▲제막 의식 ▲흉상 축성식 순으로 진행된 이날 제막식은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 기념일에 치러져 그 의미를 더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흉상 축성식에서 “100년 전 오늘, 교구가 설립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은총·섭리와 더불어 서상돈 회장님과 같은 열심한 신앙인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그분의 신앙 정신을 본받아 새로운 100년을 살아가자는 취지로 흉상을 제막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각가 이상일 교수(대구가톨릭대)가 제작한 흉상은 높이 75㎝, 폭 50㎝의 청동 주조비로, 115㎝ 높이의 좌대 위에 올려져 있다.
대구대교구는 교구 설정 초석을 놓는데 공헌한 서 선생의 정신을 신자들이 묵상할 수 있도록 이번에 교구청 경내에 흉상 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이날 참석한 서상돈 선생의 증손자 서공석 신부(부산교구 원로사목자)는 “대구대교구에서 100년 전 일을 기억해 주시고 성대히 행사를 치러주셔서 후손으로서 너무 고맙고, 앞으로 교구의 앞날에 하느님의 은총과 발전 있길 빌겠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구한말 ‘국채보상운동’으로 유명한 서상돈 선생은 자선 사업가이자 민족운동가의 면모뿐 아니라 평신도 지도자로서 지역 복음화에 헌신했다. 특히 대구성당(현 계산주교좌성당) 건립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으며, 교구 설정 당시 1만여 평의 부지(현 대구시 남산동 대구대교구청 일대)를 기증하는 등 업적을 남겼다. 아울러 막대한 재산을 털어 구휼사업과 교육사업에 앞장섰으나 스스로는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했던 ‘실천적 신앙인’으로 현세의 평신도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교구 사목국장 김영호 신부는 “한국교회가 평신도의 손으로 시작된 것처럼 대구대교구의 시작에도 평신도의 역할은 지대했으며, 그것은 현 시대 평신도의 역할에 대한 메시지가 된다”며 “이번 제막식을 통해 우리는 교회에서의 평신도 역할에 대해 깊이 묵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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