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종교미술의 발전을 위해 주교회의 문화위원회(위원장=장익 주교)가 제정한 제2회 가톨릭 미술상 시상식이 미술가의 주보인 복자 후라 안젤리꼬 축일인 2월 18일 오후 4시 명동성당 문화관 소성당에서 개최됐다.
장익 주교를 비롯 가톨릭 미술가회 회원 2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개최된 이번 시상식에서는 회화부문 송경(글라라), 조각부문 이춘만(크리스티나), 공예부문 주예경(크리스티나)씨 그리고 특별상에 고 하라 이순석 선생이 각각 수상했다.
문화위원회 위원장 장익 주교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날로 뿌리내리고 있는 참다운 종교미술이 더욱 좋은 열매를 맺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상을 제정했다』고 밝히고 『작품을 통해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낸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격려했다.
시상식에 앞서 개최된 총회에서는 김형주씨를 부회장에 선임하고 미술가회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미술가회는 혜화동본당 신설 성물방에 가톨릭 미술인들이 제작한 수준 높은 성물을 전시, 판매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자는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본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수상자들의 작품을 심사평을 곁들여 소개한다.
◆조각부문 이만춘씨 작품
이춘만의 천호성지 14처 조각은 그의 여러 성미술 작품 중에서도 특별히 성공하고 있는 작품으로 예술적인 면에서나 종교적 상징물로서나 공히 주목되는 작품이다. 예수 수난의 길 14처를 조각으로 표현하는 데에 슬픔과 고통의 이미지를 대담한 터치로 잘 표현하고 있다. 호소력 있는 성상 조각의 새 경지를 개척한 그녀의 작품인 14처 조각은 작품의 크기도 그 환경에 알맞고 산길을 따라 기도와 묵상에 잘 어울리게끔 조성된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심사위원 최종태)
◆특별상 고 이순석씨 작품
돌의 침묵에 이끌려 돌을 사랑하고 돌과 함께 살다간 이순석(바오로)씨는 1905년 충남 아산에서 독실한 천주교 신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1970년 가톨릭 미술가회 초대회장으로 추대되어 가톨릭 미술의 현대화와 토착화에 남다른 애정을 쏟아왔던 인물이다. 그의 작품으로는 1935년에 중림동 약현성당의 정면 벽 양측에 당시 빌모어 신부의 권유로 「성베드로」와 「성바오로」의 두 상본화를 제작했으며, 1962년 절두산 순교성지 기념관에 있는 「순교자」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생성」등이 있다. (심사위원 윤명로)
◆회화부문 송경씨 작품
화가 송경씨는 그만이 그리는 독특한 화풍을 갖고 있다. 송경씨는 언제나 타에 구속 받음 없이 꾸준히 자기 세계를 자기 마음 속에서 찾아나서고 있는 작가다. 시골의 풍경에 여인, 어린이의 모습을 순박하고 어떻게 보면 프리미팁한 표현으로 우리의 한과 정을 담은 단아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소재의 인물 하나하나가 정다운 대화를 듣는 것 같아서 매우 평화스럽다. 형체나 색채 구도에서 간결하면서 과정되어 한결 소박하고 그리고 두터운 매띠엘이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한다. 또 최근 송경씨의 작품은 또 다른 세계, 우주의 달, 해 거기에 새나 동물을 통해 원초적인 신비를 한층 더해가는 느낌을 주고 있다. (심사위원 김형구)
◆공예부문 주예경씨 작품
1970년 말 주예경씨의 작품을 첫 대면하면서 그의 작품 세계를 보게 되었다. 첫 눈에 들어오는 것에서 이제야 금속공예의 진수를 보는구나 했던 기억이 새롭게 난다. 독일에서 수학한 영향으로만 볼 수 없는 이지적이고 냉철한 판단으로 이루어지는 그만의 언어와 형태는 차디찬 소재인 금속이 흙으로 된 질그릇인 양 성작, 화병, 주전자, 접시 등으로 녹아 흡수된다. 마치 재료의 한계를 넘어 무엇이든 그만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나는 것 같다. 그가 무엇을 하든 무슨 작품을 하든 이러한 신앙생활을 바탕으로 생활과 예술활동이 하나가 되어 작품활동을 받쳐주고 있다고 본다. (심사위원 양승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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