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전례 안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레고리오 성가를 비롯 교회음악 즉 성음악은 연주하거나 듣거나 노래함으로써 인간의 마음을 성화시켜 주며 인간 내부 깊숙한 곳에서 진리를 찾게 하며 기도하는 마음 자세를 갖추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명동성당 반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래숙(말가리따)씨는 소위「미사 전례 분위기를 가장 고양시킬 수 있는 악기」,「오르간」연주를 통해 신자들의 기도생활을 돕고 내적인 갈등들을 신앙적으로 승화시켜 주는 도움 역할을 맡고 싶어한다.
오르간이 갖고 있는 이 같은「신앙적」매력에 끌려 전공인 피아노를 접어두고 독일에서 오르간을 새롭게 공부하기도 한 그는『이제 오르간 연주는 하느님께 재능을 봉헌하고 돌려드리는 일이며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추계예술대 기악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교육대학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독일 뒤셀도르프 음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 연주자 최고과정을 마쳤다. 귀국 후 명동가톨릭합창단 반주를 맡은 박씨는 현재 가톨릭음악원과 가톨릭대 신학대학에서 신학생들에게 오르간을 지도하고 있다. 명동성당 주일 교중미사 반주를 맡으면서 95년부터는 미사 후 유명 작곡가들의 주옥같은 오르간곡을 후주로 연주하고 있다. 이 외에 올 4월 창단연주회를 가질 중창단「스콜라」의 반주자로도 활동하고 있어 그의 주말 일정은 거의 성당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교회 안에 재능 있는 음악인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신교와 비교할 때 이들의 교회 내 활동이 그리 활발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전한 박씨는『개신교는 음악인들이 교회 안에서 활동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어 못할 정도』라면서 교회 내에 음악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고양된다면 충분히 신자 음악가들의 수용 폭도 그만큼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사목자들이나 신자들로부터「반주없으면 미사가 안 되느냐」는 식의 이야기를 들을 때, 좋은 오르간들이 변변한 반주자를 만나지 못해 그냥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접할 때, 교회음악에 대한 인식 부족의 벽을 절감한다는 박씨. 그러나 교회음악 활성화를 위해서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자신의 활동에 대한 변을 들려준다.
한편 오르간 연주회나 교회음악 주제의 연주회가 있을 때 예정보다 많은 이들이 연주회장을 찾는 경향이어서 그만큼 교회음악 활성화가 낙관적이라는 생각도 든단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향후 계획이라면 계획이라고 겸손해한 박씨는 그런 면에서 외국 서적을 탐독하고 개인적으로 외국의 유명 오르간 연주자들에게 개인 레슨을 받는 기회를 자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음악을 하는 신자들에게 있어 음악은 정말 하느님이 주신 탤런트고 어찌 보면 선택 받은 은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교회 안에서 봉사활동으로 나눈다면 더 빛이 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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