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 방문 줄 이어
⊙… 가톨릭신문 창간 70주년 기념 전국도보성지순례단(단장=권순기, 지도=주평국 신부)은 3월 3일 오후 5시 대구 주교좌 계산동성당에서 계산동본당 주임 박병원 신부 주례, 가톨릭신문사 사장 최홍길 신부, 순례단의 주평국 신부와 황사영 신부 공동 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했다. 도보 순례 중에 있은 인사 발령으로 본사 사장에 취임한지 4일 만에 순례단을 처음 만난 최홍길 신부는 이날 미사 중 강론을 통해『도보로써 전국의 성지를 순례하는 순례자 여러분들은 특별한 부르심에 힘입어 하느님 앞에 선택된 분들』이라며 격려하고『도보 순례 중 발이 부르트고 심신이 고달플수록 하느님께 충신이 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도보 순례단원들의 보다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당부했다. 이날 미사 후 가톨릭신문사 사장을 역임했던 계산동본당 주임 박병원 신부는 인근 식당에서 순례단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고 격려했다.
◆오르막길 시속 8km
⊙… 이튿날 3월 4일 대구를 떠나 숙소인 삼랑진 오순절 평화의 마을을 향해 밀양역에 도착하자 부산교회사연구소장 송기인 신부가 연구소 수녀를 대동하고 직접 마중 나와 순례단을 격려한 데 이어 이날 저녁에는 부산교구 만덕본당 주임 오창근 신부와 교육국 차장 최현욱 신부도 숙소를 찾아와 순례단을 격려했다. 특히 이날 밤 11시 평화의 마을 정례미사에는 오수영 원장 신부 주례, 순례단의 주평국·홍사영 신부와 오창근·최현욱 신부 등 5명의 사제가 공동 집전하며 도보 순례단을 환영하고 격려했다. 특히 최현욱 신부는 이날부터 3일 동안 순례단과 숙식을 같이 하며 동행하는 열의를 보였다. 순례단원들이『가장 힘들었던 구간』이라 회고하는 밀양에서 오순절 평화의 마을까지 14.7km 도보 구간에서는 평화의 마을 입구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을 시속 7.5km의 속보로 주파하는 바람에 선두 주평국 신부를 비롯 4명의 단원만이 가까스로 끝까지 걸어냈는데 이때 동참했던 30여 명의 평화의 마을 수녀들도 신발을 벗고 맨발로 뛰다시피 따라왔지만 도중에 낙오자들과 함께 차량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장애인 등 4백여 명 환영
⊙… 순례단이 기진맥진 오르막길을 넘어 이날 목적지로 들어서자 서울 출발 때부터 이번 도보 순례의 성공을 기원하는 기도를 바쳐왔다는 장애인 등 4백여 명의 평화의 마을 모든 가족이 두 줄로 도열해 열렬히 환영하며 순례단을 따뜻이 맞이했다. 도보 순례단 환영 플래카드를 2개나 내걸고 숙소 각 층마다 순례단을 위한 글귀를 써붙이는 등 대대적으로(?) 환영해준 평화의 마을 측은 순례단 도착 전 어려운 일이 있었는데 순례단이 도착하자 일이 순조롭게 잘 풀렸다면서 오히려 순례단원에게 감사하는 분위기였다. 원장 오수영 신부는 순례단원들에게 이틀 동안 숙식을 제공하는 한편 5일 수요일에는 서울 출장 일정을 포기하고 순교자 김범우 묘소까지 동행하는 한편 밀양까지 나가서 순례단 전원에게 오리고기 요리를 제공하는 등 순례단을 극진히 맞아주었다. 특히 이틀을 머물고 떠날 때는 평화의 마을 수녀들은 오수영 신부가 지은 묵상 서적들과 음료수와 빵·과자 등을 정성껏 담은 선물 꾸러미를 순례단원들에게 안겨주었다.
◆고 배문한 신부 생가 방문
⊙… 3월 6일 오전 9시 평화의 마을을 떠나 부산광역시 강서구 생곡동 소재 순교자 조씨 형제 묘소를 찾은 순례단은 순교자 형제 묘소에서 고 배문한 신부(전 수원가톨릭대학장)의 친형 배대한(헨리꼬)씨로 부터 조씨 형제들의 행적과 묘소 조성 경위 등을 설명 듣고 묘소 바로 앞에 위치한 배문한 신부 생가에 들러『순교의 피가 흘러흘러 나를 신자 되게 하고 순교의 한이 맺혀맺혀 나를 사제 되게 하였도다』라는 생전의 배 신부 친필 글귀가 새겨진 기념비 앞에서 고인의 살신성인의 정신을 본받고자 기도했다, 특히『조씨 형제 묘소를 순례하고 싶은 신자들은 전화 051-971-5618로 전화해 달라』고 당부한 배대한씨는 순례단이 도착할 것을 미리 예상하고 돼지갈비를 준비했다며 식사할 것을 권유했지만 빠듯한 일정 관계로 순례단은 정중히 사양하고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가뭄에 단비를 물고…
⊙… 6일 오전 11시경 조씨 형제 묘소를 출발할 때부터 뿌리기 시작한 빗방울은 을숙도를 진입하던 낮 1시경 굵은 빗방울로 변했는데 비를 흠뻑 맞으며 동행했던 부산교구 최현욱 신부는『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부산에 순례단이 비를 몰고 입성했다』며 기뻐했다. 특히 교육국 차장 신부를 파견해 3일 동안 순례단과 합류시킨 교육국장 신요안 신부도 이날 저녁 순례단원들에게 푸짐한 저녁을 제공하면서『지난 해에 이어 또다시 도보 순례단이 부산에 비를 뿌려주며 부산에 입성했다』며 교구장 이갑수 주교님을 대신해 순례단 격려차 찾아왔다고 인사 특히 신요안 신부는 이튿날 오륜대 순교자 기념관 성당에서 폐막미사 후『앞으로도 전국 도보 성지순례가 계속되어 3차가 아니라 1백차라도 오륜대서 마쳐주시면 항상 환영하겠습니다』는 말로 도보 성지순례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마음만은 가족도 순례길
⊙… 신요안 신부가 제공한 이날 저녁식사 시간에는 전 구간 참가자 중 유일한 부산교구 출신 황위식(레오·43세·연산본당)씨의 부인 김필분(모니카)씨가 나타나 식사 후 모든 단원들에게 커피를 대접하며 남편과 순례단원의 무사귀환을 감사해했다. 특히 황씨의 부인 모니카씨는『남편 레오씨가 순례 출발 후 도보 순례단 소식이 가톨릭신문에 보도될 때마다 주위 친지들과 신자들이 안부를 물어오는 등 큰 관심을 보여준 것에 감사드린다』며『무엇보다 남편이 순례 중반 이후부터 침묵하며 묵상과 기도 속에 고행의 길을 걸어오면서 많은 은혜를 받은 것 같아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평생 순례자의 길을
⊙… 순례 마지막날 아침 9시 숙소를 출발한 순례단은 10여 명의 순교자가 순교한 수영 장대벌을 거쳐 오륜대 순교자 기념관까지 도보로 도심을 통과했다. 수영 장대벌 참배 후 인근 광안성당을 찾은 순례단을 따뜻하게 맞이한 광안본당 주임 김정수 신부는『이번 도보 순례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쏟고 있는데 우리 교회가 하는 일이 용두사미 격으로 시작은 요란하지만 꾸준히 지속되는 것이 드물다』며『순례단 여러분들은 평생 도보 순례를 했던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이번 순례가 끝난 후에도 계속 도보 순례를 해나가시길 기원한다』고 한 마디.
◆감격스런 입성
⊙… 순례단이 7일 낮 12시 30분경 마지막 도착지 오륜대 순교자 기념관에 도착하자 4백여 명의 부산교구 신자들이 북과 꽹과리 등을 두드리며 두 줄로 도열해 순례단을 열렬히 환영했다. 오륜대 순교자 기념관은 물론 부산교회사연구소 등 각 단체가 도보 순례단 환영 플래카드를 내걸은 것은 물론 순교자모후회는 폐막미사 직후 순례단 인솔자 주평국 신부와 홍사영 신부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전 단원들에게 차를 대접하며 대장정을 마무리한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출국길에 들러 격려
⊙… 미주지사 순방차 출국길에서 틈을 내 오륜대 순교자 기념관을 방문한 가톨릭신문사 사장 최홍길 신부는 바쁜 출국 일정으로 폐막미사를 집전하지 못하는 대신 이날 폐막미사 집전차 도착한 부산교구 사제들을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하고 모든 순례단원들과 손에 손을 잡고 애국가와 순교자 찬가를 노래 부르고 악수를 나누는 등 30여 일 동안 겪은 순례단원들의 노고를 치하한 후 출국길에 나섰다.
◆금품 제공 사양에 혼쭐
⊙… 한일은행이 협찬함으로써 대장정을 시도할 수 있었던 이번 순례는 익명의 신자가 제공한 순례 마지막날 아침식사를 비롯 전국의 많은 신자들의 기도와 성원 속에 무사히 마쳤는데 부산 도착 후 권순기 단장은 2월 13일 순례 출발미사 때부터 3월 7일 부산 도착 때까지 식사를 내겠다든지 금품을 제공하겠다는 제의가 10여 차례가 됐지만 사순절 동안 극기와 절제의 정신으로 스스로 고행의 길에 나선 본래 취지 때문에 정중히 사양하는 데 진땀을 뺏다고 밝혀 순례단원들은『천리길 대장정을 끝마치는 데는 결코 우리 자신의 체력이나 정신력으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우쳤다』고 한 마디씩 말했다.
◆순례 회원 모집 기간 연장
⊙… 식어가는 순교신심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사순절 동안 시도된 전국 도보 성지순례의 취지를 계속 살려나가기 위해 하루 또는 이틀씩 전국 유·무명 순교 성지순례 및 역사 부도 제작을 위한「역사순례회」회원 모집 기간을 당초 3월 9일에서 3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3월 말까지 은행으로 구좌를 보내고 회원증 발급시 필요한 여권용 사진 2매를 같이 보내주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본보 1월 26일자 광고난을 참조하거나 본사 권순기 서울지사장(02-778-7673, 011-713-5676)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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