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최선을 다하지만 탈고 후에는 항상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번 작품에 대해 전국 독자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기다려집니다』
광주의 소설가 문순태(프란치스꼬·56세·광주 진월동본당)씨가 최근 탈고한「느티나무 사랑」을 세상에 내놓는 소감이다. 문씨가 전 7권의 대하소설「타오르는 강」이후 10년 만에 선 보이는 장편소설「느티나무 사랑」은 전남일보 편집국장 주필을 역임했던 지난 8년여 동안 틈틈이 써 놓았던 내용을 최근 교단에 서면서 원고지 2천7백 매 분량의 상하 두 권으로 묶어낸 작품이다. 오는 4월 중 서울 열림원에서 출간 예정.
80년 당시 전남매일신문 기자로 매일 도청 앞에 나가서 5·18의 현장을 기자의 입장에서 지켜보았던 문씨가 펴낸「느티나무 사랑」은 6·25에서 광주 민주화운동에 이르는 격동기 한국 현대사를 직접 몸으로 부닥친 주인공의 인생 행로를 통해 고향의 존재와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남평 문씨 10대 종손으로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찾고 있는 고향마을의 수령 4백년 된 느티나무를 소재로 제 자신의 직·간접 체험을 풀어 쓴 작품』이라고 소개하는 문씨는『「내가 누구인가」라는 인간 정체성이 불투명한 후기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넘어가는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고향을 통해서 그 과제를 극복해 보고자 시도했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느티나무 사랑」은 책이 나오기도 전에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문씨는『나이 든 작가들에 비해 젊은 신인 작가들이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요즈음 75년에 등단한 중진 작가가 오랫만에 장편소설을 펴낸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며 새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호응을 기대했다.
특히『이번 작품의 소재인 고향마을 느티나무는 이 소설에서 우리들의 고향이며 살아있는 역사이고 5·18 광주 정신의 푸른 깃발』이라고 강조하는 문씨는 80년 8월 해직되던 그 달에 광주 농성동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됐다. 먼저 영세한 부인의 권유로 신석정 시인의 아들 신광연씨를 대부로 삼아 영세한 문씨는 이후 자신의 작품 세계는「화해와 용서」를 다루는 내용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작가적 시각의 폭도 넓어졌다고 자평한다. 80년대 초 광주·전남지역 가톨릭 저널리스트클럽 회장을 역임했던 문씨는 현재 광주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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