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유명해져 여러 사람들을 알아보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한편으론 자랑스러워요. 이 책이 많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최근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초등학생이 기록한 전·노 전 대통령 재판 방청기「대통령 아저씨들, 너무 부끄러워요」(계몽사)를 펴낸 유혁훈(중 1)군의 말이다.
지난해 세기적 재판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방청, 이를 수기 형식으로 펴낸 유혁훈군은 당시 성사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유군은『도대체 하늘 다음으로 높은 대통령을 누가 재판하고 처벌하는지 궁금하고 직접 보고싶어서 방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혁훈군은 이 역사적인 재판을 보기 위해 개근상을 포기해야 했지만 그만큼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어린이의 눈으로 본 두 전직 대통령의 재판 방청기인 이 책은 95년 8월 21일부터 97년 1월 21일까지 일기 형식으로 정리되어 있다.
「전두환 아저씨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다. 아저씨는 돈이 필요해서 대통령이 되셨나요, 아니면 명예가 좋아서 대통령이 되셨나요. 대통령직을 훌륭하게 수행하지 않으시는 바람에 나라도 잘못되고 아저씨 체면이 이게 무엇이에요. 생각하면 너무너무 속상해요」
혁훈군이 이 책에서 밝힌 이 나라 국민들의「부끄러움」이다. 혁훈군은 추운 날씨에 방청권을 얻느라 아버지와 함께 밤 새워 줄을 서야 했고, 알아듣기도 어려운 재판 내용을 일일이 메모하고 아버지에게 많이 물어봐야 했지만 국어와 사회 공부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혁훈군의 아버지 유철호(토마스 아퀴나스·50)씨는『혁훈이가 두 전직 대통령의 재판을 보고싶다고 해 처음에는 반대를 했으나 끈질기게 제차 요구해와 허락했다』고 전하면서『수기를 쓰는 것도, 책을 내는 것도 혁훈이의 의지를 최대한 존중했다』고 귀뜸했다.
한편 혁훈군이 이 책의 마지막에『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돈을 받는 아저씨는 절대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올해 12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자랑스러운 대통령을 뽑는 데 국민이 함께 힘 썼으면 한다』라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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