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가톨릭 국가로 전 국민의 95%가 가톨릭 신자인 폴란드는 국토 전체가 그리스도교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신앙의 땅이다. 전후 조직적인 도시계획에 의해 황폐했던 과거의 모습을 상당히 복원해 과거와 현재가 아름답게 조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폴란드는 마을 입구마다 십자가상과 성모상이 모셔진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폴란드에는 신앙이 깃들어 있는 성지뿐만 아니라 바르샤바, 아우슈비츠와 같은 유명한 역사적 현장이 있고 블랙마돈나로 유명한 체스트로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생가가 있는 바도비체, 동구 민주화의 시발이 된 자유 노조가 탄생한 그다니스크, 바르샤바에 앞서 오랫동안 수도였던 크라코프 등도 유명하다.
■바르샤바
폴란드의 현재 수도로 시내에 비슬라강이 흐르고 서구적인 분위기를 띠는 정치, 경제, 문화, 교통의 중심지이다. 2차대전 때 독일군에 의해 시가지가 완전히 파괴되었으나 그 후 도시계획을 세워 완벽하게 복원했다. 비슬라강 왼쪽, 스타레 미아스토(stare miasto)라 불리는 구 시가는 14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폴란드의 전통적 생활과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다. 전쟁이 끝난 후 바르샤바 시민들은 전투로 폐허가 된 자신들의 시가지를 훌륭하게 복원했다. 기록들을 하나하나 들춰가며 18세기의 카날레토와 벨로토의 그림을 복원하고 건물의 벽돌 한 장과 벽의 갈라진 상태까지 충실하게 복구시켰다고 한다. 시내에는 바르샤바의 상징인 문화과학궁전과 공원, 광장이 있으나 실제 볼거리는 구 시가에 들어서야 한다. 구 시가지 입구의 왕궁과 역사 박물관도 볼 만하다.
바르샤바에는 퀴리부인과 쇼팽의 생가가 있고 성 십자가성당 왼쪽 앞의 돌기둥에는 쇼팽의 심장이 묻혀 있다고 한다. 바르샤바 한국인 신자들의 모임이 있는 안드제아 보볼리성당에서는 매주 미사 후 신자들이 모임을 갖는다.
■크라코프
오랫동안 폴란드의 수도였던 크라코프는 정치, 경제의 중심이 바르샤바로 옮아간 이후에도 육중하고 깊이 있는 전통문화의 보고이다. 크라코프는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원형을 이루고 있어 반나절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크라코프가 전쟁의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거의 기적이다. 구 시가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 세워진 건물이 하나도 없는 특이한 지역으로 1978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12대 유적지로 지정됐다. 구 시가 남쪽 비스와 호숫가의 바벨성은 역대 폴란드 왕들이 거처하던 궁전으로 화려하고 웅장하다.
폴란드 전역에 시간을 알려주는 성 마리아성당은 중앙 광장에 있는 고딕 양식의 건물로 교회 탑 위에서 1시간마다 나팔소리가 울려나오고 이것이 전국에 시보로 방송된다. 1364년에 세워진 야기오에 대학은 코페르니쿠스가 다녔던 곳이기도 하다.
바벨성 안에 있는 주교좌 성당은 역대 왕, 왕비와 시인들의 묘지를 비롯해 많은 유적이 있다. 크라코프에서 가장 오래된 보이치에하 성당은 지진으로 내려앉아 땅 속에 묻힌 후 현재의 모습을 간직한 곳으로 아주 작은 성당이다.
크라코프의 남동쪽으로 13킬로미터쯤 되는 곳, 비엘리츠카에는 유명한 암염광산이 있다. 지하 1백m쯤 되는 곳에 대성당을 세우고 1백여 점의 정교한 소금 조각상을 만들어 놓았다. 소금 제단과 소금 샹들리에, 소금으로 만든「최후의 만찬」등은 황홀한 느낌을 준다.
■체스트호바
유명한 블랙마돈나(검은 성모님)가 자리한 야스나 고라(Jasna Gora 빛나는 언덕) 수도원이 있는 곳이다. 폴란드의 대표적인 성지인 이곳은 지금도 참회를 위한 고행을 나선 수많은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부활 때면 전국에서 수십만 명이 몰려든다.
블랙마돈나 성화는 기적을 행하는 힘이 있다고 믿어져 왔는데 옛날부터 폴란드의 수호자로 여겨져 왔다. 블랙마돈나의 뺨에는 상처가 두 곳 있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몽고 타타르인이 이 그림을 반출하려고 하자 갑자기 쇳덩어리처럼 무거워졌다고 한다. 이에 타타르인들이 화가 나서 칼을 빼어 베려고 한 자국이라고 한다. 블랙마돈나는 하루에 2회 사람들을 위해 덮개를 벗겨내므로 여행자도 그때 볼 수 있다. 박물관은 수도원 안에 있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초상화, 자유노조 바웬사가 받은 노벨 평화상 메달과 상장도 장식되어 있다.
■아우슈비츠
크라코프 서쪽 60km 지점에는 유태인 대학살의 현장인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자리하고 있다. 무려 4백50여만 명의 유다인이 짐승처럼 학살된 살육의 현장이다.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철문을 지나 수용소로 들어서면 28동 건물이 세 줄로 나란히 세워져 있는데 이것이 박물관이다. 산처럼 쌓여있는 질식용 티크론 가스통, 가스실, 시체보관실 등은 물론 어린이들의 인형, 신발 등이 당시의 비극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아우슈비츠서 3km 가량 거리의 제2수용소 비르케누프는 영화「쉰들러리스트」의 현장이다. 유다인을 화물차로 실어 나르던 철로가 수용소까지 연결돼 있다. 아우슈비츠와 같은 자료관이 없어 덜 유명해지고 찾는 사람도 적지만 실상 유다인 멸종을 최대 규모로 실행한 곳이다. 아우슈비츠보다 10배나 큰 수용소를 이곳에 만든 커다란 살인공장이었다. 높게 세워진 국제 위령비는 4백만 개의 돌을 쌓아올린 것으로 무명의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나타내고 있다.
■바도비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약 30분 거리에 있는 바도비체는 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성당 바로 옆의 생가에서는 부모가 가난해 2층의 방 2개에 전세로 살았다고 한다. 현재 사진과 기념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다니스크
동구에 민주화의 바람을 몰고 왔던 자유노조가 깃발을 처음 올렸던 곳이다. 폴란드의 자유를 상징하는 레닌 조선소는 바웬사가 오랫동안 일하던 직장이다.
그다니스크 항구 입구에 있는 작은 장소인 베스테르플라테는 독일과의 영토 분쟁이 빈발했던 곳으로 바로 여기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됐다.
2만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성당인 성모 마리아 성당은 유럽에서 가장 큰 성당 중 하나이다. 1342년에 착공, 1502년에 완성된 성당으로 제2차 대전으로 내부는 파괴되었으나 스테인드 글라스만은 남아있다. 높이 78m의 첨탑이 하늘을 찌르고 있어 인상적이다.
◆세계성체대회 한국준비위 총무 김종수 신부
“공식 창구 통해 참가를”
성체의 의미 되새기는 자리 일부 교구 독자 모집 “혼선”
『세계성체대회는 전 세계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성체의 신비 안에서 하나가 되고 성체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입니다. 한국의 모든 신자들도 내적, 외적 변화를 위한 기도로서 준비해야 합니다』
올림픽과 같이 4년마다 각국을 돌며 열리는 세계성체대회는 한국 신자들에게는 지난 89년 제44차 서울성체대회로 익숙한 세계적인 교회 행사이다.
『성체신심은 각 지역 교회마다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어 왔습니다. 성체대회는 이러한 성체신심의 여러 형태들을 한데 모아 본당, 교구, 전국적인 규모로 열립니다. 세계성체대회는 바로 이러한 성체신심 행사가 세계적인 규모로 열리는 것이고 전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성체의 신비 안에 하나가 되어 진정한 성체의 의미를 다짐하는 것입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리는 제46차 세계성체대회는 특별히「성체와 자유」를 주제로 열려 인간이 남용해 온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반성하고 성체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한국 교회는 제46차 세계성체대회 한국준비위원회(위원장=김옥균 주교, 총무=김종수 신부)를 조직,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성체대회 참가를 위해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회의를 가지면서 성체대회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아직까지 신청자 수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원래 약 6백여 명 이상이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천주교중앙협의회 측을 통해 신청한 인원은 채 1백 명에 못 미친 상태이다. 또 조직적이고 통일성 있는 대회 참가를 위해 준비위원회를 공식 창구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구의 경우, 독자적인 신청을 받아 개최를 두 달여 앞둔 상태에서 여러 가지 혼선을 빚고 있다.
김종수 신부는『세비야 성체대회 당시 많은 한국 신자들이 스페인을 방문했으나 공식 경로를 통하지 않아 대회에 참석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준비위원회를 공식 창구로 해 일원화할 때 보다 조직적이고 충실한 참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중앙협의회는 그동안 한국 신자들이 성체대회에 보여준 관심에 비추어 볼 때 훨씬 더 많은 인원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3월 말까지는 소속 교구청에서, 그 이후에는 천주교중앙협의회와 지정 여행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참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김 신부는『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참가를 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합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 참가 여부를 떠나 성체대회의 참된 의미를 자신의 생활을 통해 구현하는 것입니다. 기도와 묵상, 삶의 변화를 통해 내적, 외적으로 성체대회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고 강조한다.
*폴란드 세계성체대회 참가 문의: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02)460-7500 명보여행사 02)549-6060 세익여행사 02)732-6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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