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 나가 일하면서 가장 기쁜 일이란 서로밀고 밀리면서도 꾸준히 교리를 배워 영세한 이들과 영세에 비중에 모범수로 지내던 중 再( )을 통해 사형에서 무기수로 풀리는 때다.
인간의 생명은 주님의 뜻밖에 他力으로 끊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니기에 다시 삶을 되찾게 되는 것은 무한히 기쁜 일이다.
죽음을 선고받은 생명이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조건 없이 흐뭇한 일이다.
이런 때 산다는 것에 대한 깊은 이해가 생기며 生命에 대한 존귀한 교훈을 배우게 된다.
그들 스스로 남의 生命을 앗은 사람들이 아닌가? 그러나 한편 아쉬운 점은 그들이 無期囚로 풀리고 나면 다시는 내게로 올 수 없게 된다. 장기수로 머물게 되어 어떤 기술을 배우게 되고 간혹 특사로 출감하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희미하게나마 신앙의 씨가 결실하기위해서는 자신의 노력과 주님의 배려에 맡길 뿐이다.
가장 마음 아픈 일은 영세 예비 중에 그대로 처형당하는 경우와 영세 후 열심으로 감방에서 使徒職을 수행하던 분들이 처형되는 일이다.
본인들이야 열심으로 예비했고 착한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했는데 그렇게도 바라던 세례도 받지 못하고 그냥이슬처럼 사라질 때 그리고 그럴 알지 못하고 지낸 나는 얼마나 가슴 아픈지 모른다.
앞서 말했듯 이들의 형집행은 언제 누구에게 해당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열심으로 주님의 말씀을 뿌리기에 안간힘을 썼던 사형수들? 내게는 너무나 고마운 선교의 협력자들을 잃는 슬픔은 너무나 크나. 그래서 한동안은 그분들이 자꾸 생각나고 허전하기만하나 평소에 잘 준비한 분들이니 천국에서 주님을 뵙고 있으려니 하며 마음을 달랜다.
그리고는 다시 담당관이 새로 인도해주는 분들을 맞아들어 播種을 다시 시작했다.
교도소 일은 잘 모르는 분들은 그 무시무시한 흉악범들을 연약한 소녀가 계속 면담하는 것을 아주 꺼려하지만 나로서는 그분들이 친동생 친조카같이 대하게되며 수녀원의 전례가 아름답고 장엄할 때마다 더욱 그분들과 한 몸이 되어 그 눈들 몫까지 봉헌한다.
지난달엔 교도소와 관련 있는 몇 몇 분과 함께 전주숲정이 순교성지를 순례할 기회가 있어서 사진을 몇 장찍고 그 사적을 알아보아서 그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순교자의 약사와 초대교회창립 등을 설명해주니 여간 감명 깊어 하는게 아니다.
게다가 순교자의 노래를 김지평(요한)씨가 작사 작곡하여 묵상하면서 읊으니 내 신앙도 새롭게 마오르는 듯했다.
이상의 모든 결과는 첫째 죄인을 구원하러 오신 주님의 자비심으로 돌보시고 부르심에 응답함이고, 다음엔 담당교도관님들의 피나는 뒷받침과 그분들(죄수)의 숨은 희생과 기도가 누룩이 되고 빛이 되었기 때문에 이룩된 것이다.
그러니 이분들이 있는 한 또 내 기력이 미치는 한 주님께서 원하시는 날까지 부족한대로 기쁜 마음으로 맡겨진 이일을 계속하고자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