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믿는것은 반드시 합리적이라서 믿는 것이 아닙니다.
불합리한 것도 믿지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불합리성의 신앙은 종교라는 이름으로 대표되고 있습니다. 종교는 수지를 따져서 믿는 것도 아니고 과학적 합리성에 입각해서만 신념화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불합리하기 때문에 믿음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선 믿어야 하는 것입니다. 믿는데 무슨 논리가 없습니다.
믿지 않으면서 믿음을 논해봤자 소용없는 짓입니다.
믿음이 초월적 힘을 낳는 것은 초월적 믿음이 초월적이기 때문입니다.
노자는 진리가 참으로 훌륭한 진리이자면 흔히 부르는 그런 진리가 아니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초월적인 진리야말로 진정한 진리라고 하는 말입니다. 이러한 초월적인 신앙은 우리의 전통 속에도 역력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위 우리민족에게 멋이란 감각이 예민하게 수용되는데 그 멋의 한 요소로서 이 초월성은 떼놓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멋은 합리적이 아니고 조화되지 아니하고 자연스럽지 아니하며 지성적이 아닌 곳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화되지 않으면서 조화되고 불합리한 가운데서 합리화되고 초자연적인 가운데서 오히려 자연스러움을 나타내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결코 합리적으로 만하는 것이 아니니 그것은 믿음의 그것과 같은 것입니다.
지식과 믿음이 사랑에 관계하는 것은 대개 위와 같은 것입니다.
대상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대상을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어야 사랑할 수 있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대상을 안다고 하는 것이 사랑으로 귀결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을 용서라고 합니다. 지식이 사랑으로 번역되는 절대적인 조건이 이 용서라고 하는 것입니다. 지식이 용서를 동반하지 못하면 미움의 골자기로 떨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연구하는 전략가는 그 지식을 가지고 적의 공격에 이용하는 것이며 스파이의 정탐된 정보지식은 미움의 폭발에 활용되는 것입니다.
양자강 물이 독사가 마시면 독이 되고 물고기가 먹으면 고기가 되는 원리와 같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지식은 지식이라서 좋은 것이 아니고 그것을 가지고 사람의 도구로 활용 할 대만 선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는 그의 모든 교훈을 통틀어 『용서하라』는 교훈으로 결론 지을 수 있을 만큼 용서를 주장하였던 것입니다.
마태오에게도 루까에게도 베드로에게도 이 용서를 가지고 사랑의 설법을 다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심지어는『여러분이 남의 잘못을 용서하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도 여러분을 용서할 것이나 여러분이 남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여러분의 잘못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 (마태오6ㆍ14-15)이라고 위협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와 같이 꽃을 피우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비유에도 나타나있지만 아무리 자식이 그 부모에게 애를 태우게 해도 부모는 그것을 용서하는 것입니다.
그 용서는 곧 사랑인 것입니다.
이와 같이 부모도 사제도 친구도 용서를 본받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래서 지식이 사랑으로 번역되는 과정은 상대편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는데 이르고 그래서 상대편을 적극적으로 신뢰하게 됨으로써 용서하기에 이르는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말해서 사랑은 지성에 의하여 보다 큰 가치를 가지게 되는데 이 말은 무식한사람이 남을 위하는 것보다는 유식한 사람이 효과적인 지식을 가지고 남을 위하게 된다고 하겠습니다.
마치 유능한 의사에 의하여 더 많은 병자가 구제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지식은 이와 같은 지식ㆍ기능을 말하는 것입니다. 남을 유익하게 하지 아니하는 행위는 사랑일 수 없습니다. 믿음도 용서도 궁극적으로 남을 유익하게 한다는 수준에서 사랑으로 귀결되는 것입니다 사랑을 해야 합니다.
먼저 용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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