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도 정(精)이 있는 듯이 같이 살기를 좋아하는 것이 있고 한 마을에 살기를 어려워하는 표현이 있다.
물론 꼭 같은 유라도 멀리 떨어져서 닮은 환경 수분과 토양을 흡수한 것끼리 만나서 사는 것을 후손을 위해서 좋아하는 본성이있다.
그래서 육종학에서는 교배를 시킬 때 성격이 닮은 것끼리 시킨다.
거기서 잡종이 나오게 해서 좋은 결실을 내게 한다. 예컨데 감자의 종자도 아주 먼 곳이 있는 산간지대의 것을 평야지대에 옮겨와 씨앗을 하면 결실이 좋다.
이런 본능을 이용하는 방법이 인간에게도 있다. 동성동본 즉 혈통이 같은 집안끼리 혼인하면 자녀가 헌출하지 못해진다는 데서 오는 우생학적인 원리에서이다.
예부터 같은 동네에서 혼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이치에 맞는 말이다.
요즘 자유결혼이라 할까 연애결혼이라 할까 어쩐지 끌리는 데야 동성동본이니 동내혼인이니 생각할 여가를 못 가지는 시대에야 그런 것이 무슨 상관인가 할 것이다.
그러나 식물이나 인간이나 철리(哲理)는 변함이 없다. 식물의 원리에도 특수한 에너지를 내는 데는 서로 같이 있기를 거부해 하는 것들이 있다.
자신을 위해서나 사람을 위해서나 그렇다.
예컨대 뽕밭근처에 담배를 심으면 누에에게 뽕잎을 먹이지 못한다. 그런 뽕잎에는 담배독인 니코틴성분이 들어가서 누에가 병들어 꼬치가 잘 되지 못한다.
감나무 곁에는 밤나무가 심어지면 감의 때물이 (질)좋지 못해서 헐값을 받게 된다.
배나무 밭 근처에 대나무 밭이 있으면 역시 질이 좋지 못하다.
과수원근처에 향나무를 심으면 곤충이 가까이 오지 못하기 때문에 촉매가 이루어지지 않아 과수를 실농하게 된다.
우리선조들은 예부터 이런 지혜를 가졌기 때문에 우물가에는 꼭 향나무를 심어서 식수를 더럽히는 잡 벌레가 우물 가까이 오지 못하게 막았다.
즉 식물에서 나오는 특수에너지로서 소독하는 법을 알았다.
그래서 초상집에서는 향나무를 배워서 시체의 부패를 막고 추한냄새를 없애려고 했다.
매우 하등생명체로 알려진 곰팡이 종류도 스스로가 자라는 데는 주위환경의 「에너지」를 받는데서 크게 알 수 있다. 김치나 간장이나 막걸리 등은 곰팡이로서 이루어지는 식품이다.
이런 곰팡이들은 그가 담겨지는 독의 성분이나 물의 질에 따라 맛이 크게 차이가 난다.
그들의 성장과정이 닮아지며 생김새가 닮아진다. 어느 지방의 흙으로 어떤 나무로 어떤 사람이 구운 질그릇인가 뚝배기인가 독인가 너무 신비로울 정도로 예만하게 곰팡이들은 얼굴색의 변화와 감정을 표현한다할 정도로 그 맛이 다르다.
틀림없이 각 물체는 그의 고유의「에너지」를 발산한다. 수질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술은 철분과 염분이 있는 물일수록 그 맛과「알코올」도수가 세어진다고 한다.
이렇게 세분해서 논하자면 사람에 따라서도 그 맛이 닮아진다고까지 전하는 말이 있다.
그 마을에서 장맛이 좋기로 이름난 집이 있다. 해마다 주부들에게는 가장 큰 관심사 중에 하나가 일 년 동안 두고두고 먹어야 하는 장맛이다.
요즈음에는 큰 공장에서 가장 과학적 방법으로 대량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간단히 사먹기 마련이지만 옛날엔 집집마다 장 담는 것이 큰일 중에 큰일이었다.
그 시대는 장맛을 잘 내는 아낙네를 일부러 모셔다가 장독에 손을 한번 적셔주기를 부탁하는 풍속까지 있었다.
얼마나 장맛에 신경을 썼는가를 알 수 있는 것은 장독에 빨간색 고추와 검은색의 술을 담가서 나쁜 귀신을 쫓아서라도 장맛에 변화가 없게 하려고 애썼다.
여기 소개하는 마산소재인 몽고정은 염분이 있는 무학산 밑의 순수지하수다.
이 물로 빚은 몽고간장과 무학소주가 그 맛이 어떻다는 이 얘기가 옛날 집집마다 장 담고 술 담는 시대엔 근거가 있는 말이다.
이렇게 세분하면 특수에너지는 무궁무진하게 세분된다.
이 기회에 미신타파를 위해서 한마디 덧붙이고 싶은 것은 붉은색은 예부터 귀신의 손이 못 미치게 하기위해 쓰였다. 장독에나 애기 출산시 고추와 숮을 다는 것이나 손톱에 빨간 봉선화칠이나 시집가는 아가씨의 연지곤지의 빨간색이며 환자의 집앞에 황토를 놓는 것이 모두 마귀를 쫓는 색인 붉은 것을 이용한 것이다.
숱은 검다. 물론 수분을 빨아들여 부패방지의 가치도 있으나 검은 것은 북쪽을 의미하며 신과 관계되는데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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