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날씨는 겨울이라도 눈이 잘 오지 않는다. 그런데 그날 밤엔 유난히 눈이 많이 쌓였다.
수녀원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구호소에 가려니 운전수들이 모두 퇴근을 했다.
버스를 타려니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하므로 시간이 너무 늦다.
초조한 마음으로 왔다갔다하는 나에게 수녀님 눈이 좋아서 산책하시는 거예요.
돌아보니 운전을 배우던 백 시몬이라는 19살 된 사람이다.
난 그가 운전면허증을 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운전을 잘하는 줄 알고 정말 구세주를 만났군요.
지금 난 산책 할 정도로 한가하지가 못해요.
나 지금 구호소에 가야하는데 운전수들이 다 퇴근 했잖아요.
좀 데려다 줘요.
백군은 네 하며 차에 오른다.
눈 녹은 아스팔트길은 매끈한 얼음판이다.
운전기술도 아직 부족한데다가 얼음판이니 차는 기어가다 시피한다.
버스를 탈걸.
그러나 중간쯤 왔으니 되돌아갈 수도 없다.
바닷가 낭떨어지의 시커먼 물결.
차는 곧 굴러 떨어질듯 방향을 잃었다.
그때다. 차는 기우뚱 옆으로 넘어졌다가 바로섰다.
아, 다행히 위험한곳을 지난 구호소 앞의 작은 언덕이었다.
정말 백군도 나도 10년 감수했다.
잘 갔다는 전화를 꼭해줘요.
후에 백군은 말했다.
그렇게 큰 모험은 난생 처음이라고…그리고 자기를 믿고 운전을 해달라는 나의 청을 거부할 용기가 없었다고…후에 백군은 열심하고 성실한 운전수가 되었다.
그날 저녁 주께선 그렇게 큰 공포와 안도감을 주시더니 밤 8시 30분쯤 되었을 때다.
뚜웅하는 시청차도 아니요, 누가 자꾸 철사로 된 정문을 삐끄덕 거린다.
나가보니 웬 초라한 여인이 리어커에다 작은 군대용 침대를 싣고 왔는데 자세히 보니 그 침대위에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누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리어커를 붙잡고 안간힘을 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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