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1세기에 걸친 긴 역사를 통해 일제의 모진 탄압과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2세들에게 민족혼을 불어넣고 사제‧수도성소의 온상으로 수많은 성직‧수도자를 배출하며 면면이 이어온 가톨릭私學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光星국민학교가 최근 심각한 운영난에 봉착, 교장을 중심으로 한 전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학교 중흥의 가치를 높이 들고 경제적 자립을 향한 피나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화성군 봉담면 왕림리 왕림성당구내에 자리 잡은 총 6개 학급에 교장을 포함한 7명의 교사가 228명의 아동들을 가르치고 있는 수원교구소속의 이 광성국민학교는 1893년 한 알릭스 신부(빠리 外傳)에 의해 설립됐다. 처음 「삼덕학교」란 이름으로 설립을 본 이 학교는 85년이란 긴 세월을 통해 복음을 통한 眞善美의 생활구현이란 건학이념을 심어왔다.
1910년 일제의 탄압으로 폐교의 설움을 맛보기도 했으나 이 학교를 지키려는 주민들의 끈질긴 집념과 교구당국의 노력으로 1915년에 다시 복교, 오늘날까지 총 1189명의 인재를 배출해냈다.
교난을 피해 옹기를 구우며 이곳에 정착한 선조들의 후손인 이곳 주민들의 100%가 신자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이 학교는 아동들의 신앙교육 기관으로서도 큰 몫을 차지해왔다.
어릴 적부터 종교적 분위기속에서 복음을 통한 전인교육을 실시한 결과 이 학교는 사제ㆍ수도성소의 온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학교출신자 중 현재 파악된 사제만도 오기선, 최윤환, 박희봉 신부등 12명에 달하고 수도자는 14명이나 되고 대신학교에 2명이 재학 중이다.
그러나 아직도 미 파악된 숫자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의 지원 없이 월10만원씩의 교구보조 교사연구비와 수업료만으로 이 학교를 유지하기에는 너무나도 힘겨운 형편이다. 더구나 월1천원의 수업료부담은 거의가 농민의 학부모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극도의 재정난으로 허덕여오던 동교는 76년 문교부에 폐교신청을 내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조상 대대로 이 고장에서 살아온 주민들은 폐교를 극력반대하고 나섰다.
이 고장에 나서 이 학교를 나와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최상헌옹(74세)등 지역주민들은『90년의 역사를 가진 왕림성당과 85년의 전통에 빛나는 광성국민학교는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자 자랑』이라고 주장하면서『우리의 마지막긍지를 꺾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나서 폐교계획을 재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에 부임한 15대 교장 정애성 신부는 고질적인 운영난을 타개하고, 이 학교를 성소의 온상으로 존속토록하기 위한 과감한 중흥계획을 마련,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고 있다.
정신부는 마을 주민 100%가 신자라는 지역적 특수성에 따라 본당과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의 3각 관계에 입각한 지역사회 종합개발계획을 마련, 전 주민들의 참여를 호소하는 한편 주민들 중 상당수가 月1천원의 수업료부담을 감당 못해 이곳에서 2km떨어진 갈담국민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중시, 근본적인 해결책을 세우기로 했다. 연간 총 70만원도 안 되는 수업료징수로 인해 아동들을ㆍ일반학교에 보냄으로써 종교교육의 기회를 잃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정신부의 집념은 과감한 장학제도를 마련케 했다.
앞으로 3년 내에 연차적으로 전교생에게 수업료를 면제할 계획을 세운 정신부는 1차 연도인 금년부터 신입생 전원에게 수업료를 면제했다.
이 장학제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신부는 현재 사장되고 있는 2만여평의 유휴지를 이용, 비육우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버려진 땅에 옥수수ㆍ호밀ㆍ보리 등 녹사료를 심어 15頭의 비육우를 사육키로 한 정신부는 이 계획을 학부모들에게 알리고 수업료가 아닌, 노력으로써 자녀교육을 돕고 학교자립을 지원해줄 것을 호소, 가구당 연간 75kg(2지게분)의 건초지원을 약속받았다. 왕림본당 사목회에서도 순번을 정해 목장간리 노력봉사를 자원하고 나섰다.
그러나 사육목표인 15마리의 송아지 중 5마리는 교사들이 주머니를 털어 구입키로 했으나 나머지 10마리구입 재원은 어려운 시골학교의 재정형편으로는 막연한 실정이다.
이에 정신부는 장학금육성기금 구좌제를 마련, 이 학교 출신자를 비롯 각계에 1구 좌당 2만원씩의 협조를 호소하고 있다.
『어려운 시골형편에서 사립학교를 운영한다는 일은 곧 내 살을 깎아내는 것과도 같은 아픔을 느끼게 하는 일』이라고 농촌지역에서의 사립학교운영의 어려움을 말한 정신부는『그러나 그동안 수많은 성직ㆍ수도자를 키워낸 이 학교를 계속 유지시켜야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이 구좌제를 마련』했다고 밝히고 각계의 협조를 호소하고 있다.
현재 광성국민학교의 딱한 사정이 전해지자 각계에서 지원의 손길을 뻗쳐 오고 있는데 왕림본당 사목회가 연간 4백만원의 예산을 아껴 50만원을 장학기금으로 내어놓은 것을 비롯 대한교육연합회 서우선씨가 5만원 상당의 공을 보내왔고 한국과학기술연구소 불우이웃돕기회에서도 성금을 보내왔다 또 육군 제8117부대 장준익 대령도 매월 3만원씩의 장학기금 지원을 약속, 비록 가난하지만 티 없이 자라고 있는 동심에 밝은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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