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심리학자들은 모태에서의 교육이 한 인간의 인격성장 및 성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들 말하고 있다. 우리네 속담에「될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모든 생명에가 제 나름대로의 성장과정을 필요로 하듯이 신앙생활 역시 기나긴 성장과정을 요하고 있다. 어느 심리학자는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를「신앙의 첫 학교」,「첫 종교 수업」이라고 표현한바 있다.
인간이 타인에게서부터 신뢰를 체험하고 못했거나 또는 공동체에서부터 받아들여지는 체험을 하지 않고서는 결코 하느님께 신뢰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인간의 용서와 사람을 체험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믿을 수 있겠는가!
이처럼 인간의 생활 안에서의 체험이 곧 하느님과 인간과의 관계를 형성케 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인 동시에 신앙생활에서는 또한 그 기초가 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어린이는 곧 부모와의 접촉관계에서부터 하느님과의 관계를 이해하게 되며 또한 실제로 인격적인 상호관계를 체험하게 된다. 따라서 어린이와 부모에게서 얻는 개인적인 생활체험은 장차 어린이의 신앙에 그 기반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신앙은 은총이며 선물이다! 그러기에 신앙이란 인간의 성장이나 발달에서 주어지는 자연적인 결과는 결코 아니다. 인간성장에 인간관계가 그 바탕을 이루고 있듯이 신앙 역시 인간서로의 접촉과 관계를 필요로 하며 또한 계속 일깨워지고 가꾸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부모의 신앙이 자녀들에게「점진적」이고「무의식적」인 것처럼 느껴지거나 보여질지 모르지만 실상 그 영향력은 대단히 크고 빠르다.
이와 같이 인간과의 관계, 또는 공동생활체험이 곧 하느님을 믿을 수 있게 하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나무가 잘 자라려면 뿌리가 깊이 내릴 수 있는 좋은 땅이 있어야 하듯이 한인간의 신앙심이 깊이 뿌리를 내리기위해서는 좋은 부모ㆍ가정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오늘날 수많은 방해로 인해 가정의 오랜 전통적인 종교풍습이 차차 자취를 감추고 있으며 어린이의 첫 스승이어야 할 어머니들이 자녀들을 위한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조차 갖지 못하고 있음은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다.
오늘날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은 제쳐놓고서라도 일반교육은 어떠한가?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지식을 무더기로 주입시키는데 급급하지 않는가.
가정교육이란 곧 가정교사를 두고 집에서 입시준비를 시키는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생각하고 있고 또 그렇게들 하고 있지 않은가!
어떻게 하든지 입학시험에 통과하도록 돕는 것이 가정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마치 자식이 일생동안 먹고 살 수 있는 재산만 물려주면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진정한 의미의 가정교육은 무엇보다 삶의 교훈을 주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지식을 가졌다 할지라도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어린이가 하느님께로 나아가기 위해서 또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려면 신앙생활을 하는 어른들의 분위기속에서 살아야한다.
가정에서의 참된 종교교육은 오직 사랑과 자유와 신뢰가 가득 찬 분위기에서 억압이 없는 질서 안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하느님에게서부터 받은 부모의 거룩한 소명은 기도하며 자녀들에게 기도를 가르침으로써 실현되는 것이 아닐까! 훌륭한 부모는 또한 자신의 생활과 모범으로써 자녀들을 보다 더 가까이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자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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