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진찰을 받으러 병원에 아기를 데리고 왔던 엄마에게 어디가 어떻게 아파서 왔느냐고 물어보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진찰을 해보면 알터이니 진찰부터 먼저 해달라고 한다.
마치 의사가 점을 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어디 맞혀 보시오」하는 태도로 진찰을 받으려는 엄마들이 아직도 가끔 있는데, 이는 의사를 불쾌하게 할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검사도 많이 하게 되므로 돈의 손해도 많아지고 병의 진단도 늦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의사에게 아기의 진찰을 부탁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것을 기록해두었다가 자세히 설명하도록 한다.
즉 언제부터 어디가 어떻게 아파서 어떤 상태로 되었는지, 열은 갑자기 올랐는지 또는 서서히 올랐는지, 집에서 열을 재보았을 때 몇 도나 되었는지, 열이 하루 종일 계속 되었는지 또는 올랐다 내렸다하는지, 혹시 열이 오르면서 경기를 했는지, 기침은 아침과 밤에만 하는지, 기침과 함께 가래가 섞여 나오는지, 숨이 차는지, 또는 식욕이 있는지 없는지 구토증이 있는지 없는지, 구토를 했다면 토해낸 것이 어떤 색깔이고 어떤 상태였는지, 대변은 물기가 많은지 끈적끈적한 점액이 섞여있는지 또는 피가 섞여있지는 않은지 등을 되도록 자세히 관찰하여 기록해 두도록 한다.
만일 다른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일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병원에서 어떤 검사를 하였고 어떤 병으로 진단되어 어떻게 치료를 받았었는지도 의사에게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토한 내용물과 대변은 반드시 보관해두었다가 의사에게 보여 주도록 한다. 아기를 병원에 데기고 가는 경우 가정부에게 업혀 보내거나 아이들만을 보내는 엄마가 있는데 이것은 실로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엄마라고 할 수 있다. 가정부에게 업혀 보내면 의사의 질문에 대하여 정확한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엄마가 아기의 병 상태를 자세히 적어서 아기와 함께 보내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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