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꽃 중에서 으뜸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국화다. 모양과 색깔이 다양하고 생명력이 강한 탓일가? 그러나 10월은 로사리오성월. 제단장식에 장미를 빼놓을 수는 없다.
장미 중에서도 정열을 상징하는 진홍빛 장미30송이와 갈대 한 묶음、그리고 탐스러운 밤송이로 풍성한가을 제단꽃꽂이를 마련해본다. 이태리의「아씨시」에 가면 가시 없는 장미도 있다고 하지만 꽃을 보호하듯 날카롭게 돋아난 가시는 오히려 안스럽게 애잔 한분위기를 자아낸다.
한국의 가을을 상징하듯 갈대를 한 묶음 높이올리고 무르익어가는 풍요의 해를 구가하는 것 뜻으로 탐스러운 밤을 꽂아 성모께 감사를 드린다.
여기에 한 층 더 한국의 맛을 내느라 花器로서는 고유의 오지술항아리 바구니를 사용했다.
○구성 = 오지술병의 뚜껑부분에는 한 묶음의 갈대를 높이 꽂고 밤나무가지를 낮게 곁들인다. 술병중간의 꼭지부분에는 작은 묶음의 갈대를 낮게 꽂는다. 여기에 탐스런 밤 송이가 2~3개 달린 비교적 굵은 밤나무가지를 갈대 묽음과 삼각형을 이루도록 비껴 꽂아 운치를 살린다.
진홍빛장미는 바구니에 정면을 향하도록 장식하고 푸르름과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나 동나무잎 등을 조화시킨다.
장미꽃바구니는 먼저의 오지리 항아리 앞에 놓아 차분한 가을의 정취와 불타오르는 로사리오의 기도를 연상케한다.
○위치 = 작품은 제대를 바라보고 왼쪽에 장식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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