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月 순교복자 성월을 맞아 순교선열의 발자취를 찾고 그들의 정신적 위업을 계승하기 위한「한국순교자 유품종합전시회」가 지난 24일부터 30일까지 절두산 순교자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서울대교구 후원 아래 양화진본당(주임ㆍ김몽은 신부) 한국 순교복자 수녀회(원장ㆍ황우경 수녀)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ㆍ최석우 신부)가 공동주최한 이번 전시회는 한국교회의 창설기에서부터 신유ㆍ기해ㆍ병오ㆍ병인 4대박해별로 관계 사료를 전시했고 김대건 신부와 순교자의 유물ㆍ증언록서적ㆍ형구 등을 전시했다. 또한 박해시대생활상을 보여주는 의상 및 교회전례용품등도 별도 전시됐다. 교회안팎의 비상한 관심 속에 열린 한국순교자 유품종합전시회를 지면을 통해 지상 중계한다.
1784년 선각자 이승훈이 베드로라는 이름으로 북경성당(사진4점)에서 영세함으로써 한국 땅에 가톨릭이 전래됐다. 교회초창기에 복음은 이벽ㆍ권일신ㆍ정약용ㆍ정약종 등 학자들 간에 불길같이 퍼져나갔고 그들이 남긴 遺品集에서 그들의 학자적 탐구정신이 엿보인다.
겨자씨처럼 커져가는 교회에 박해가 시작됐고 새남터는「신유교난부터 병인교난까지 67년간 수많은 주교와 신부、학자、지도자들이 쓰러져간 곳」이 됐다.
그리고 현석문은 범주교의 지시에 따라 2백46페이지에 달하는 기해일기를 저술、귀중한 자료를 남겼다.
박해 속에서 한국교회는1831년 조선교구로 설정되는 감격을 누렸고 첫 한국인사제 김대건신부를 탄생시켰다. 김신부의 뛰여난 학문과 양떼들에게 향한 지극한 사랑은 교유들에게 보내는 마지막권고、옥중에서 은사들에게 쓴 고별편지 등 친필편지 8점에서도 잘 나타나있다.
한국교회사상 가장 잔악했던 병인교난10년간 2만3천명 신자 중 1만여명이 순교했는데 병인순교자시복을 위한「병인치명일기」에 선정、기록된 신자만도 8백77명이나 된다. 베르뇌장주교가제작한「병인년첨례표목판」과 1864년 고종즉위에 즈음해 국왕을 위해 특별 기도를 명한「장주교윤시」은 대교난 직전의 상황을 보여준다. 그러나 극심한 박해 때문에 신자들은 드러나지 않게 신앙생활을 했는데 당대의 문필가 趙晩鎬는「信天」이라는 신앙고백의 글을 매일 묵상함으로써 신앙심을 불태웠다.
1886년「한불조약」으로 긴박해가 끝나고 신앙자유의 여명이 밝아졌는데1896년 12월28일 조선정부가 고종황제의 이름으로 발행한 여권「護照」는 신교보장의 한증거물이다.
박해 때 신자들을 문초할 때 사용한 십자가형의 형틀을 비롯한 치도곤ㆍ큰칼ㆍ족쇄등의 형구와 죽음의 길로 끌려가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사력을 다해 건네준 묵주、순교자들과 함께 묻혔던 십자고상、패등의 유품들은 장한순교자의 정신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순교자들의 치적과 순교기를 기록한 치명일기와「성경직해광익」「교리공과서」「성년광익」등 각종신심서적은 한글을 사용해 한글전파에도 기여한 공로 가컸다.
대외적으로는 1874년 첫 출간한 달레著「한국천주교회사」와 1881년 발간 편「한불자전」「韓語文典」은 한국교회와 국어계의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 특히「한불자전」은 머리말에서『꼬레는 옛적부터 삼한이라고 불리웠고 그 이름은 고려 때인 11세기말까지 사용되어 왔으므로 그로써 이름 짓게 되었다』고 명시해 한글을 최초로 사용했고 그 후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삼게 되어 더욱 뜻 깊었다.
박해시대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선시대 의상 및 장신구ㆍ생활용품들과 신교자유 이후 민대 주교 노기남 대주교가 장엄의식에 사용했던 금빛제의ㆍ상층관ㆍ미사요구 등은 선조들의 체취를 읽을 수 있었다.
개별소장돼 온 교회사 관계 사료를 종합전시 했다는데 큰 의미를 지닌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한국천주 교회사 연구는 자료정리단계에서 문헌고증학적 측면으로 한 단계 발전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이번 전시기간동안 1만여명의 관람객이 동원되어 순교선열들에 대한 인식이 현저히 높아졌음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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