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스스로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근자에 와서는 그저 이 책 저 책을 뒤적거리면서 대충 훑어보는 습관으로 변해버려 어떤 책 한권을 첫 장부터 끝장까지 정독하지 못하기가 일수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알벨트 돈대인 저(장익 역)「세상에 열린 신앙」을 손에 든 때에는 그 책속에 끌려들어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우리의 신앙이 자칫하면 교회 안으로만 파고드는 폐쇄적인 경향에 대한 커다란 반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참으로 높은 철학과 깊은 신학적 차원에서 교회안과 세상 밖을 관찰하고 그리고 교회와 세상 밖을 관찰하고 그리고 교회와 세상과의 관계를 여러 가지 차원에서 폭넓게 다루고 있다.
그것은 저자가 밝힌 다음과 같은 이 저서의 목적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이 책의 의도는 두개의 역사현실 즉 크리스차니즘과 현대세계를 서로 대면시키는데 있으며 그 세계는 신자 비신자를 막론한 우리 모두의 것이 되어가는 세계이다. 이 책은 모든 선의의 사람들 간의 대화를 추진시키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역사의 결정적 전환점에 놓인 인류가「다함께 우주적 차원의 인류를 건설하자」고 우리 각자에게 보내는 호소에 하나의 응답이 되고자하는 것이다』또 오늘의 팽창하고 있는「현대무신론」에 대해서도 인본주의적 무신론、실존주의적 무신론、공산주의적 무신론 등을 깊이 분석비판하면서 우리의 소박한 무신론에 대한 경고와 강성을 촉구하고 있음은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종교와 정치」의 관계에 있어서는 먼저 신앙과 정치생활의 관계에 대한 일반원칙들을 제시하고「정치는 종교 신앙과 아무 상관없고 종교 신앙은 정치와 아무상관 없다고 할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크리스찬 이념에 입각한 정치의 몇 가지 강령을 설정하고 끝으로 교회와 정치의 관계에 있어서는「교회가 정치문제에 개재하는 것은 오직 신앙으로 비추인 도덕적 양심의 각도에서」임을 결론지어 선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루뱅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전공하고 가르쳐온 석학으로서 매우 폭이 넓고 깊고 또 높은 차원의 교회와 세상과의 관계를 계몽해주는 내용을 이 책에 실려주고 있다고 믿는다.
또 이 책은 장익 신부의 명백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번역되어 어려운 내용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부기하여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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