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규 판화전이 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공간화랑에서 두 번째로 열렸다. 75년의 첫 개인전에 이어 3년만에 가진 작품전이다. 일회전에선 그때까지 이태리에서 공부한 여러 방법을、예를 들면 판화 외에 그라픽 콤포지숀 (구성) 조소품등을 발표했었는데 이번엔 판화만을 전시하였다.
판화의 기법 중에서 목판 리놀륜 동판등 다양한 방법을 잘 구사하고 있다. 목판화 중에는 분도출판사에서 출간한 그림 동화집 마저리 월리암즈저「사랑받는 날에는」의 일류스트레이숀 (잡화) 이수점 전시되었는데 이야기 중에 나오는 꽃이라든가 고사리 숲 등을 목판화의 독특한 맛을 살려서 잘 표출하였다. 단순화 되 형태에 박력 있는 구성과 세련된 색채가 조화되어 있다. 동판은 기법자체가 섬세한 느낌을 주는데 추상적인 형태를 선묘 (에칭) 와 아콰틴트 (점묘) 를 같이 써서 입체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근래에 와서 판화가 많이 보급되고 있으나 아직도 일반의 인식부족으로 판화를 유화나 수채화보다 못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나의 판화를 만들기 위해 작가는 은정성을 쓸고 어떤 사람은 판 하나를 만드는데 한 달 걸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여러 번 찍어 봐가면서 많은 시도 끝에 완성하게 된다. 한 장의 판화를 얻기 위해 작가는 무수히 종이를 버려가며 노력을 기울여자기의 세계를 나타내게 된다. 한편 완성되면 같은 그림을 여러 장 찍을 수 있다는 것이 판화의 특징이고 장점인 동시에 미술애화들이 경시하게 되는 동기도 된다. 왜냐하면 손으로 직접 그린 것이 아니고 기계를 거쳐서 간접적으로 찍은 것이므로 친밀감이 덜한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판화만이 지닐 수 있는 독특한 맛은 다른 어떤 기법도 침범할 수 없다. 나무를 깎은 자국이 그대로 나타나는 목판의 소박한 맛은 우리나라의 선조들이 일찍부터 익혀온 것으로 이조시대의 것이 많이 남아있다. 동판화는 도입 된지 얼마 안되고 일크나 프레스 (인쇄기계) 가 양질의 것이 없어 아직 많이 보급되어 있지 않으나 자유로운 기법을 쓸 수 있고 밀착된 느낌과 깊이 있는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많은 진보를 보였다. 그것은 자기세계의 확대와 천착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에서 온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아직 젊은 나이의 그가 앞으로도 자기의 바탕위에 지금의 시대와 장소를 살아가면서 얻은 것을 적절하게 표출하여 심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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