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백여 년의 교회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오늘의 우리는 교회의 모든 축일이나 축제를 교회에만 일임하여 오던 의존적인 신앙생활에서 벗어나 보다 교회와 함께 가정이 축일을 위한 내외적준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할 때가 온것이 아닐까?
교회안 에는 여러 대축일이 있지만 두드러지게 우리 신자들 편에서의 내외적인 준비가 절실히 요구되는 축일은 성탄절이라 하겠다.
그럼 우리에게 빚과 사랑을, 평화와 기쁨을 가져다주실 구세주를 온 가족이 기쁘게 맞이할 준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어린자녀들이 가정에서 신앙생활 및 체험을 하는 것은 장래의 신앙생활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것이며 또한 그 바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무엇보다도 자녀들에게 깊은 신앙체험을 할 수 있는 가정, 신앙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가정기도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는 오늘날 대림시기 동안에라도 온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기도를 드림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대림절이 시작되는 대림절 첫 주일 저녁이나 전날 토요일 저녁부터 매일 온가족이 모여 대림절 성가를 부르고 저녁기도를 드린다. 이때에 굵은 초 네자루를 깨끗한 보를 깔아 놓은 책상위에 얹어놓고 화분이나 꽃으로 주위를 장식한다. 성가를 부르기 전에 어린이가 초에 불을 켠다. 그러나 한꺼번에 네자루의 초에 불을 켜지 않고 대림절 첫 주간에는 한 자루에 둘째 주간에는 네자루의 초에 모두 불을 켠다. 이 아름다운 전례는 서양의 오랜 관습 중에 하나로써 네자루의 초는 곧 이스라엘 백성이 4천년동안이나 메시아를 기다렸음과 40년간 광야에서 정의 생활을 상징한다.
촛불 수가 많아짐에 따라 구세주 오실 날이 멀지 않았다는 기쁜 소식을 우리에게 권하는 것이다. 대림시기동안 이 네자루의 초를 장식한 책상은 온 가족이 쉽게 바라볼수있는 일정한 위치에 차려 놓도록 할 것이다.
구유는 보통 성당에서만 차려 놓지만 각 가정에 자그마한 구유를 차림도 뜻이 있다. 예수가 비록 외양간에서 태어났지만 그곳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는 포근한 사랑의 보금자리, 가정이었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돈을 주고 산 구유보다 아빠가 남자어린 이들과 함께 직접 정성들여 만든 구유라면 더욱 좋겠다.
대림절 첫 주일에 이미 성탄절에 사용하게 될 사철나무를 준비하여 빈 구유 옆에 세워놓는다. 저녁마다 온 가족이 금종이와 은종이로 별이나 공을(나무에 매달수있는 것들)만든다.
그리고 저녁기도가 끝난 후 자기가 하루동안 행한 선(善)의 수대로 별이나 공을 나무에 달므로써 서서이 나무를 장식한다.
아기예수가 누우실 자리에 깔 짚역시 미리 준비한 다음 선행수대로 한가지씩 그 자리에 얹게 한다.
그리고 구유 앞에는 저금통을 준비하여 온가족이 불우한 이웃에게 작은 기쁨이라도 줄 수 있도록 저금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이와 같이 온 가족이 한 마음, 한뜻으로 기쁘게 준비함으로써 가정 안에서 탄생하실 아기예수께 진정 따뜻하고 포근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드리도록 하자. 아기 예수가 우리에게서 바라는 것이란 바로 이런 마음가짐에서 우러나오는 사랑과 믿음의 선물일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한 정성과 사랑으로 이 대림시기동안 준비하는가에 따라서 우리의 기쁨과 은총도 충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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